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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아온 오리 May 29. 2024

특수검사와 기본검사 그리고 한우리독서토론

대학병원 취직을 위햐서는 마지막 특수검사와 기본 신체검사가 필요했다.


"답답하다. 답답해."


통화 목소리에서 그 소리가 10번 가까이 들려 왔다. 나는 마음이 무너져 내림을 느꼈다. 지쳐가지만 버티고 있던 정신과 몸에서 힘이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애쓰고 있다. 한 번에 몰아친 폭풍을 혼자 감당해 내느라 노력하고 있었다. 정리할 것도 너무 많고, 내가 애써야 할 일이 많았다. 지킬 것도 많아서 나는 아둥바둥, 이리저리, 혼자 뛰고, 혼자 애쓰고 버텨내고 있다.










아들을 학교에 등원 시키자마자 대학병원 구인 담당자 분이 알려준 대로 검진 병원으로 차를 몰았다.


"특수 검사는 어떤 걸 하는 건가요?"


"포름알데이드, 메탄올, 이소프로필알콜 등에 대한 걸 보는 거에요."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병원 면접은 처음이었고, 병원 취직을 위한 특수 검사란 것도 처음이었다. 항상 느끼지만 병원 간호사들과 의사들이 사용하는 용어는 낯설 때가 많다.


나는 문진표를 작성하는 데도 혼란이 왔다. 야간 작업이란 걸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문진표에 야간 작업을 몇 시간 해 봤는지 등 경험도 없는 것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결국 수납 안내 직원분이 다른 직원 분과 얘기하더니 표시를 해 주셨다.


안내하는 대로 2층으로 가 특수 검사라기에 긴장 했던 것과는 달리 혈압 측정, 피 검사, 흉부 촬영, 몸무게와 키, 허리둘레 재기가 다였다. 괜히 긴장 했다 싶었다. 1층에서 1시간 짜리 주차권을 내 주셔서 병원 주차 문제도 해결은 됐다.


어제 밤부터 금식하라고 해 물 한 모금 못 먹어 배가 고팠다. 그래서 얼른 집으로 달려가 집에 있는 반찬으로 밥을 한 공기 후딱 비웠다. 그리고 좀 누워서 쉬었다.


오후에는 면접 본 대학 병원으로 가 기본 검사도 진행해야 했다. 기본 검사는 101,000원을 결제해야 했다. 101,000원을 결제하고 기본 신체 검사를 진행하고 명함 사진 2장도 제출해야해 미리 챙겨간 명함 사진을 냈다. 그리고 신분증만 있으면 됐다.


무슨 기본 검사기에 101,000원 씩이나 내라고 할까 싶었는데 어의 없게도 특수 검사랑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변 검사와 청력 검사, 시력 검사만 더 해야 했다. 흉부 촬영, 몸무게와 키, 피 검사는 똑같았다. 특수 검사 때보다 피를 더 많이 뽑긴 했다. 팔뚝에 혈관을 찾아 바늘을 꽂더니 미니 관 4개에 피를 조금씩 뽑아 내고 있었다.


그렇게 검사를 다 마치고 나서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흡입 했다. 하늘이 너무 맑고 예쁜 날이었다. 나는 한 쪽 눈을 지그시 감고 맑고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몽글몽글한 풍경을 핸드폰으로 몇 장 찍었다.


이제는 아들의 등교 문제와 케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아들이 정서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한에서 안정감을 부재하지 않는 한에서 나는 해결을 해야 한다.









동네에서 친한 학부모들이 한우리 독서 토론 교실을 운영해 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 작가 일도 했었고, 논리속독 학원 실장 경험도 있고, 워킹맘이 많은 학군 동네에 센터가 없어서 불편하다는 학부모들의 건의였다. 이왕이면 같은 학교 학부모이고, 동네에서 믿을만한 학부모가 해 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면서 제안을 해 줬다. 그래서 나는 한우리 본사에 전화를 걸어 봤다.

우리 동네 구 지점의 지부장님과 통화를 해야 한대서 통화를 하고 바로 미팅 약속을 잡았다. 한우리 우리 구 지부는 집에서 차를 몰고 7분 정도만 가면 있는 신건물에 위치해 있었다.


지부장님은 교사가 되기 위해 한우리에서 온라인 과정을 듣고 독서 지도사 자격증을 먼저 따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입문 교육 과정을 거쳐 교사로서 공부방을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해 주셨다. 센터 운영은 본사와 거리나 자리에 대해서도 의논을 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교육을 받으며 의논을 해 나가면 되고, 독서 지도사 한우리 자격증을 발부 받기 위한 교육은 2개월에서 4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해 주셨다.

나는 일단 독서 지도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교육을 듣기로 하고, 집에 와 한우리 독서 토론 교육 사이트에 가입을 했다. 그리고 이력서를 다시 정리하기 위한 2장짜리 서류를 mail로 전송 받았다.


친구나 지인들은 나한테 장기적으로 맞는 일은 한우리 독서 토론 교사 일인데, 당장 안정적인 월급과 조건은 대학 병원 신생아실이 맞는데 갑작스런 환경 변화로 해결해야할 아이 케어 문제와 등교 문제가 걸린다고들 한다.  


40대 주부이자 경단녀로서 다시 사회 안에서 직업을 갖기 위한 단계는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길은 생길 거라고 본다. 이제는 어떤 것이든 하나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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