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돌아온 오리 Aug 20. 2024

차를 팔고 경차를 렌트 했다.

아들 등 하교에, 병원도 가야해 5일만 렌트 했다.

"엄마, 왜 이렇게 덜컹 거려?"


"경차라서 그래."


아들은 엄마가 차를 파고 깁스에 목발을 한 자신 때문에 며칠 렌트한 차에 탑승 했다. 아들은 확 달라진 승차감에 낯설었나 보다.


솔직히 좀 덜컹 되긴 했다. 경차라 해도 연식이 어떻게 되길래 싶긴 했다. 운전하는 차의 느낌으로는 연식이 아주 오래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나도 차를 4년 이상 썼었지만 점검 잘 받고 관리 잘하면 덜덜 진 않는다.


남동생이 OO가 다른 곳보다 싸고, 자기가 쓰고 싶은 시간만 쓸 수 있다고 들어가 보라고 했다. 한 시간에 9,900원에도 빌린단다. 그래서 OO 앱을 다운 받았다. 내가 원하는 집 주차장으로 차를 갖다 주고, 반납도 집 주차장으로 와 찾아 간단다. 비대면이었다.

차를 받고 반납할 때는 외부 기사님이 오시는 거라며 콜센터 외에는 통화할 번호는 없다. 제일 싼 경차로 한다는고 했지만 솔직히 보험까지 하면 다른 렌터카랑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그런데 세차도 너무 안돼 있고, 운전하는데 덜덜 거리는 느낌이 좀 거슬리긴 했다. 콜센터에 전화 했더니 연식이 언제 것인지도 모른단다. 그때 알았다. 차 관리가 투명하고 깔끔하게 잘 되는 곳은 아니란 것을 말이다. 5일 동안만 아무 일 없이 쓰고 돋려 주고, OO에서는 다시 렌트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차가 덜덜 거린다는데도 상담원은 "많이 불편하신가요? 죄송합니다, 고객님."등 등의 말조차도 전혀 없었다.









아들의 개학이다. 다시 시작된 코로나 사태에 우려는 됐지만 학교 교실까지 보조해서 등교를 시켰다. 집에서 TV만 보는 것 보다는 그래도 낫다 싶은 마음에 마스크 단단히 씌워서 보냈다.


그리고 나는 바로 행정 복지 센터로 달려 갔다. 한부모 가정 지원비 신청을 위해서다. 지금은 나와 아들의 생활을 위해 단 한 푼이라도 생활비를 융통할 생각을 해 놔야 한다.


한부모 가정 지원 신청을 간단하지 만은 않았다. 신분증을 보이고, 담당자가 내 준 신청서를 쓴다. 한부모 가정 지원 신청서는 두 장 정도였다. 그렇다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

내가 쓰는 계좌의 일 년 치 거래 내역도 뽑아 오란다. 그래서 떠 바로 은행에 가서 30분 대기하고 있다가 1년 치 거래 내역까지 갖다 냈다. 거래 내역에서 지인의 이름으로 들어 온 돈은 일일이 무슨 돈이냐고 묻기도 했다. 수익이 있는 활동을 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거 같았다.

심사 기간만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걸린다고 설명까지 듣고 일어났다. 나오기 전에 고용 노동부에서 요청한 가족 관계 증명서를 떼려고 했다. 그런데 직원 분이 아들분 이름도 나와야 하는 거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그러면 세부 가족 관계 증명서로 떼야 한다는 거였다. 일반 가족 관계 증명서는 이제 부모님과 나만 나온단다. 그게 무슨 소리지 싶었다. 아들이 아빠 성이어서 그런가 했는데, 아니란다. 그 쪽도 가족 관계 증명서 일반으로 떼면 아들 이름은 안 나온단다. 그게 혼인 중이지 않은 이혼 가정의 가족 관계 증명서란다.


기분이 이상했다. 아들이야말로 내가 낳은 나의 제일 소중한 가족인데 세부 사항으로 어야만 아들이 함께 기재 된다는 게 이해가 안 갔다. 다른 건 다 각오하고 있었지만 이건 예상도 못했던 일이다.


다만, 아들 위주의 가족 관계 증명서로 면 나도 그 인간도 부모로서 다 기재 된단다.










그 인간에게 조정으로 재산 분할분 주기로 한 이천 만원을 이체 시켰다. 법원 판결로 오늘이 입금해 주기로 한 날이라 입금하지 않으면 5%의 이자가 계속 붙는다. 그리고 그 인간에게 돈 왜 안 주냐고 시달려야 한다. 다시는 얼굴도 보기 싫고, 목소리도 듣기 싫은데 말이다.


그 인간은 며칠 전에 이천 만원 언제 입금해 주냐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 왔다. 20일 전까지 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말이다. 기가 막혔다. 어린 아들과 나한테 대출, 위약금 등 다 떠넘기고 빈 몸으로 들어와 살아 놓고 정말 끝까지 뻔뻔함이 하늘을 뚫었다. 나랑 아들은 정말이지 그 인간에게 정나미가 떨어지다 못해 지겨울 정도다.


나는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바로 냉정하게 답장을 보냈다.


"그쪽 보다 조정문 늦게 받았지만 변호사한텐 정확하게 설명 들었습니다. 20일 전까지고 아니고 20일까지입니다. 나는 그쪽처럼 뻔뻔하지 않습니다. 나와 아들에게 대출금, 내 명의로 유기해 쓴 것들 위약금까지 다 떠넘겨 놓고, 이사 때조차 돈 한 푼 안 주고, 내 명의 대출금 남은 거 600은 가져 나가서 혼자 다 쓰고, 결혼식 당일 날 우리 친정 아빠가 대신 내 준 500만원도 달라니까 안주고, 남의 건 그렇게 함부로 하고 자기 건 악착 같이 챙기신다고 독촉이시네요. 나한테 이런 문자 보내지 마세요. 내가 약속 못 지키는 거 아닌 이상!"


정말 다시는 우연히라도 마주치기 싫은 사람이다. 본인이 준 상처나 분노는 전혀 생각지 않고 항상 본인 챙길 것만 생각하는 그 이기심으로 아주 잘 살고 꺼지라고... 이제 나와 아들이 살아낼 생각만 하려고 한다.

이전 08화 그래도 웃으니까 좋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