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ADA MOMENT_16. 아침의 스킨케어

몸과 마음을 깨우는 작은 명상

by 오하다 OHADA

머리맡의 창을 통과하는 희미한 햇살을 느끼며 눈을 뜬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하루를 시작하는 숨을 깊이 들이마셔본다. 이내 부스스한 얼굴로 화장실 거울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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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에 클렌저를 덜어 문지르자 아침을 깨우는 부드러운 거품이 손끝에서 피어오른다. 따뜻한 물을 적셔 얼굴을 감싸듯 씻어낸다. 물줄기가 볼을 타고 흐르다가 턱 끝에서 작은 방울이 되어 지난 밤의 피로와 함께 떨어진다. 손으로 물기를 천천히 닦아내는 순간 눈에는 생기가 돌고 몸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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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을 손에 덜어 얼굴을 다독인다. 상쾌한 첫 감각이 피부를 터치하다가 이내 손바닥의 온기와 어우러져 나를 촉촉하게 쓰다듬는다. 손가락 끝으로 양 볼을 톡톡 두드리며 피부가 깨어나는 기분을 느껴본다. 크림을 덜어 이마와 볼, 턱선까지 부드럽게 펴 바른다. 손끝을 따라 부드러운 촉촉함이 퍼져나가고, 마음도 그 결을 따라 차분히 정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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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스킨케어 루틴 속에서 나는 나를 만지고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하루의 시작을 맞이하는 이 시간은 단순한 루틴 그 이상의 것을 갖고 있다. 마치 명상의 시간처럼 오롯이 나 자신에 집중하는 짧은 시간동안, 밤새 쌓인 것들을 씻어내고 새로운 하루를 온전히 담아낼 자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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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호흡, 정돈된 손길. 어제와 오늘의 경계에서 나를 비우고 다시 채우는 작은 의식.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을 다시 찬찬히 바라본다. 수분을 머금어 맑아진 피부, 밝게 빛나는 눈빛. 스킨케어를 마칠 때 쯤, 어느새 오늘 하루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나의 세상과 시간과 피부와 그리고 내 안의 완벽한 균형을 되찾은 채로 다시 하루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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