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봄을 마주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이마신 아침 공기의 감촉.
지난 밤 보슬비의 잔향에 촉촉한 흙냄새가 블렌딩되어 폐 속에 스며든다.
이마에 내려앉은 햇살의 미세한 밀도 변화에 봄이 왔음을 알아차려본다.
오래 잠들어 있던 땅에 색이 눈을 뜨기 시작한다.
흰 색 울타리를 품은 개나리의 노란 함성. 아기의 손가락마냥 봉곳하게 피어난 벚꽃의 봉오리가 바람을 타고 수줍게 흔들린다. 갈라진 아스팔트 틈을 비집고 자라난 잡초에서 녹음의 시작을 느끼며 어느새 나 또한 봄의 일부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 무게가 가볍다. 목이 좀 더 드러나고 겨우내 부풀었던 몸집이 사그러들어 움직임이 한층 가벼워보인다. 늘 가던 카페의 메뉴판이 바뀌어 봄의 이름을 단 음료들이 형형색색으로 피어있다. 새로운 계절이 왔음을 알리는 달콤한 인사. 주문한 라떼의 거품 위에 핑크빛 파우더가 벚꽃처럼 내려앉았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달콤한 온도에 마음의 계절 또한 변함을 느껴본다.
지저귀는 봄철새의 울음에 아이들의 꺄르륵 거리는 웃음소리가 더해져 물결처럼 퍼져나가는 따사로운 아침.
봄이라는 감각으로 가득 채워진 채, 나는 나를 다정하게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