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마저 말라붙은 한낮.
땀이 송골송골 맺힌 이마를 훔치며
가로수 그늘 아래 잠시 몸을 세운다.
순간,
바람도 숨죽인 정적을 찢고
벚나무 표면 어딘가에서 한 줄기 울음이 터져나온다.
‘맴—맴—맴맴맴—’
땅속에서 수 년, 그리고 지상에서 단 며칠.
생의 대부분을 어둠 속 침묵으로 채우고
단 하나의 계절,
이 뜨거운 여름을 위해 목청을 바치는 기묘한 생애.
더위마저 눌러버릴 듯한 그 묵직한 울음의 밀도에
땀을 닦던 손마저 멈칫하여 잠시 귀를 기울여본다.
울림에는 어떤 망설임도 없다.
어두웠던 날에 대한 후회도,
곧 닥쳐올 죽음과
소리를 듣고 몰려올 포식자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순간을 영원처럼 울어댄다.
참 오래 참고,
참 짧게 살고,
참 깊게 우는,
존재를 증명이라도 하듯
모든 걸 바쳐 지금을 살아내는 강렬한 진동.
나는 그 아래서 문득
‘이토록 절실하게 하루를 살아본 적이 있었나’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자신만의 여름 속에서 최선을 다해 울어야 하는 것을.
공간을 울리는 매미의 파동이 찰나의 순간 나를 깨운다.
그 소리의 밀도만큼 깊게,
이 여름의 한가운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