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ADA MOMENT_6. 취향 공동체

취향을 공유한다는 것

by 오하다 OHADA

사람마다 마음을 붙잡는 무언가가 있다. 이런 작고 반짝이는 관심사들은 우리의 시선을 끌고, 그것들을 곱씹고 탐구하다 보면 어느새 취미가 된다. 그리고 취미들이 모여 무르익으면 마침내 우리의 취향을 형성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내 관심사는 언제나 사람, 대화, 공감, 그리고 음식과 술이었다. 주말 저녁 친한 친구들과의 한 잔, 적당한 취기에 녹아드는 깊은 대화들은 내가 사랑하는 시간의 조각이다.
이런 순간들이 쌓여가면서 여러가지 음식과 술을 마시다보니 그 중에서도 한식, 그리고 한식과 어울리는 전통주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던 듯하다.
전통주의 쿰쿰한 누룩 향. 그 한 방울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이 모든 것이 나를 즐겁게 하는 요소이다. 여기에 지인과 함께 나누는 대화와 웃음이 더해지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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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은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더니, 어느새 비슷한 취향을 가진 지인들과 함께 전통주 시음회를 정기적으로 열게 되었다. 매달 집에서 열리는 작은 모임. 아늑한 환경 속에서 피어나는 깊은 대화는 관계를 무르익게 하였고 이 취향 공동체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내 삶에 특별한 의미를 더해주었다.
시음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며, 나는 삶이 선명해짐을 느낀다. 꽤나 거창하지만 사실이다. 좋아하는 것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 열정을 쏟아부을 무언가가 있다는 것. 그것은 근본적인 행복과 연관되어 있으며 몰입하고 집중하게 됨으로써 마치 명상과 같이 삶의 이유와 목적에 대한 답조차도 발견하는 하나의 의식으로 느껴지게 된다.


올 연말에는 모임 사람들과 함께 좀 더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로 했다. 오늘로부터 스무 날 정도가 남은 이 시간. 준비하는 시간마저도 가슴 설레는 기다림으로 가득하다.
취향이란 단순한 개인의 기호를 넘어, 사람과 삶을 잇는 다리가 된다. 그리고 그 다리를 건너는 시간은 얼마나 행복한가. 나의 작은 잔 위로 퍼지는 무르익은 대화의 향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공유하며 기뻐할 수 있다는 사실에 나의 연말은 그 어느때보다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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