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용기를 꺼내는 중입니다.

오하라의 온:살롱

by O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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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용기가 없었다.


어릴 적부터 선택을 하기보다, 선택된 것을 따르는 것이 더 편했다.


아니, 편했다기보다 그래야 문제가 없었고, 집안 분위기가 시끄러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늘 다수의 의견을 따르려 했다.


수동적인 삶을 택하는 것이, 나를 더 안전하게 만들어준다고 믿었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엔 늘 불만이 가득했다.


사춘기 시절, 내적 불만을 살짝이라도 표현하면 집안엔 폭풍이 휘몰아쳤다. 결국 나는 입을 닫는 법을 배웠고, 개인적인 감정이나 의견은 늘 미루고 회피했다.


가고 싶은 여행지, 먹고 싶은 음식, 좋아하는 사람조차도


| “내가 고르면, 누군가 불편해지겠지.”


그 생각이 앞섰고, 나는 선택을 뒤로 밀어놓는 데 익숙해졌다.


유일하게 나의 의지로 할 수 있던 건 ‘책을 읽는 일’과 ‘쇼핑’뿐이었다.


그것만이 누군가의 감정이나 반응을 살피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안전지대였다.


이런 삶이 가족의 평화를 위한 길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말했다.

| “엄마, 배고파!”

| “뭐 먹을래?” 하고 묻자, 딸은 말했다.
| “아무거나.”


순간, 괜히 화가 났다.


| “뭐가 아무거 나야? 네가 먹고 싶은 걸 정확히 말해야지!”


딸은 당황했다.


| “엄마 왜 갑자기 그래? 진짜 아무거나 괜찮아서 그랬던 건데...”


대체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나는 딸의 수동적인 말투에서 예전의 나를 보았고, 그게 싫어서 감정이 폭발했던 것이다.

딸도 나처럼 살아가기를 바라지 않기에, 나는 늘 이렇게 말했다.


| “싫으면 싫다고 말하고, 좋은 건 좋다고 말해야 해! 남 눈치 보다가 너 원하는 거 놓치고 후회하지 마.”


그러자 딸은 단호히 말했다.


| “엄마! 나는 엄마가 아니야. 나랑 엄마는 달라.”


그 말이 나의 화를 멈춰 세웠다.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았다.


나는 아이를 통해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내 아이는 나와 다름에도, 나는 내 감정을 딸에게 투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는 나보다 더 강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존재였다.


여전히 나는 용기가 부족하다.


주변 사람들의 말 한마디, 조언 하나에도 쉽게 흔들린다.


거센 파도에 휩쓸리는 작은 배처럼, 이 삶을 겨우 붙잡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과의 관계도 자주 피하게 된다.


조금은 고립되더라도 평온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지만 관계가 깊어질수록 나는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간다.


그때마다 마음속에서 속삭인다.


| “나는 싫어. 그것을 원하지 않아!”


그 말을 매너 있게 꺼내는 용기, 그건 대체 언제쯤 나에게 생길까?


그래도 말이다.

이렇게 내 감정을 글로 쓰고 있다는 것. 사실 이것도 20년 넘게 생각만 하다, 겨우 행동으로 옮긴 나의 용기다.


이제는 생각에만 머물지 않기로 했다.


오늘도, 그저 한 걸음. 그 한 걸음만큼 성장해 나가겠다.


그리고, 내 마음속 언제나 스스로를 향한 외침


| 일단 그냥 해






오하라의 온:살롱'에서, 소박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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