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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관찰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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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하루 Jan 05. 2024

새벽 갬성


새벽 6시 20분.


평소보다 일찍 정신이 들었다.

보일러를 강하게 틀어둔 탓일까.

조금은 덥고 답답한 공기에 창문을 열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어두운 새벽녘.

환히 불을 밝힌 누군가와

벌써부터 도로를 달리는 누군가.


적어도 새벽 6시,

이르면 새벽 5시에는 눈을 떠야 할 텐데.


저들을 지켜보는 잠이 덜 깬 누군가는

다리를 끌어안고 앉아

하염없이 움직이는 불빛을 바라본다.

 

저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아니, 원동력 따위는 없고

그냥 '태어난 김에 산다'는 마음 가짐일까.


돈을 벌기 위해 나서는가.

자아실현을 위해 나서는가.

건강을 위해?

명예를, 권력을 위해?

부양할 가족을 위해?

재미를, 흥미를,

인정을, 지위를, 제 뱃속을

사회적 약자를, 사회 환원을

아니면

사랑을 위해 나서는가.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태어난 김에 산다'는 속 편한 마음으로 살아도 되는 걸까.

나의 아집과 에고를 내려놓는 해탈한 마음으로 살면 되는 걸까.


그렇게 살고 싶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기승전결 없는 의식의 흐름을 타고 떠다니는 와중에

불쑥, 귓전을 때리는 절정의 소리.

매일 듣는 알람이지만 도무지 적응이 안 된다.


원동력이든 뭐든.

됐고.


출근이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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