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를 본 사촌 동생들이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멀리서 봤을 때, 반짝반짝 빛나 보였어요!"
"맞아요!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요."
"여름에 봤을 때보다 얼굴이 더 좋아졌어요."
작년 여름쯤부터 여러 사람에게 비슷한 칭찬을 듣기 시작했는데, 들어도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부끄러운 칭찬이다.
이러한 칭찬을 들으면 물음표가 떠오른다.
그다지 외모를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모 자체 평가 점수도 작년에 비해 더 떨어졌다.
미간과 팔자 주름은 더 깊어졌고, 왼쪽 눈꺼풀이 중력에 패배하는 바람에 짝눈이 되었다.
여름에는 턱 부근에 신생 점도 생겼고 트러블 흉터는 셀 수 없이 많이 늘었다.
그럼에도 무엇이 외모를 보기 좋게 바꿔주었을까?
유럽에서 도시락 사업으로 성공한 CEO이자, <100일 아침 습관의 기적> 저자 캘리 최는 말했다.
"큰 이벤트로 성공하는 사람은 없어요. 아주 작은 습관으로 성공을 해요."
어쩌면, 나의 분위기와 인상이 성공적(?)으로 변한 이유는 작은 일상의 변화, 꾸준한 습관이었으리라.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자연스럽게 2023년을 돌아보게 되었다.
달라진 습관은 4가지 정도인데, 놀랍게도 외모 가꾸기와 큰 연관성이 없었다.
1. '미움받을 용기'를 때마다 되네이기
몇 년 전,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나서 들인 습관이다.
작년 초,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면서 잊어버렸다가 다시 실천하게 되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컸다.
누군가 나를 미워하거나 고깝게 보는 것 같으면 그를 떠올릴 때마다 걱정에 사로잡혔다.
"내가 뭘 잘 못했나?"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말했지?"
"내가 별로인가 봐."
보통 이런 류의 걱정이었다.
이럴 때마다 설령, 정말 그렇게 믿어지지 않더라도 속으로 되네인다.
"미움받기 싫은 건은 내 과제이고, 나를 미워하든 미워하지 않든 그것은 저 사람의 과제다."
"이 세상에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관심 없는 사람이 모두 존재하고. 같은 사람이라도 때에 따라 나에 대한 호불호가 변한다."
"나는 저 사람의 호불호에 따라 결정되지 않기에, 저 사람의 평가로 나를 무가치하게 여기지 말자."
이렇게 나와 상대의 과제(생각과 결정)를 분리하고, 상대가 결정한 호불호에 따라 흔들리지 않게 다잡고 있다.
이러한 습관은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현저히 낮춰주었다.
2. 5분이라도 운동하기
맞다. 운동하면 '기분도 좋아지고 건강해진다'라는 뻔한 이야기이다.
다만, 중요한 지점은 작은 성공에 초점을 맞추는 것.
일주일에 2~3번 운동을 하기로 다짐했다면, 딱 5분이라도 운동했다.
'오늘은 20분 스트레칭하고, 근력 기구 30분 하고, 유산소 30분 하고...'
이렇게 숨 막히는 운동 목표를 세우기보다 '피트니스 센터를 찍고 오기만 하자.'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러자 여유로운 날에는 1시간~1시간 30분 운동을 하게 되고, 시간 여유 혹은 마음의 여유가 없는 날에도 짧지만 꾸준히 운동하게 되었다.
이렇게 한 해를 보내자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는 게으른 나'에서 '자신과의 약속을 잘 키는 나'로 변했고 자기 확신도 생겼다.
3. 사이드 프로젝트에 몰입하기
목표가 돈이 아니어도 된다.
나를 성장으로 이끄는 직업 외의 사이드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봄에는 드럼 연습을 했고 생애 처음 밴드 합주도 해보았다.
여름에는 공동 저서를 준비하며 에세이를 쓰고, 가을 무렵 출간했다.
23년 막바지에는 브런치 스토리 연재를 시작하고, 지난주부터는 웹소설 공부도 시작했다.
하나를 꾸준히 해도 좋고, 여러 가지를 단기간에 경험해도 좋다.
그것이 무엇이든, 성과가 손에 만져지지 않더라도 몰입하는 자체가 자존감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다.
4. 인간관계 정리하기
인간은 생존을 위해 부정적(방어적) 생각을 많이 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주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는 존재를 가까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삶의 주인은 나'이기에 시간과 돈, 정성을 쏟을 존재를 스스로 갈무리할 필요가 있다.
같은 직장 동료라고 해서, 가스라이팅과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과 시간을 보낼 것인가.
4년 간 알고 지낸 동생이라고 해서, 세네 시간씩 나를 붙잡고 히스테리 부리는 사람을 곁에 둘 것인가.
나를 위한 조언인 양 포장했으나 사실은 자랑하기 바빴던 친구에게 생일 축하 연락과 선물을 할 것인가.
작년에는 내 미간을 찌푸리게 했던 사람과 과감하게 거리를 두었다.
그 대신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존재에 더 많은 정성과 사랑을 쏟았다.
그래서인지 많이 웃었고, 주로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 남았다.
스트레스 관리
자기 확신
자존감 회복
편안한 정서와 웃음
정리하고 보니 내면을 건강하게 가꾸어 갈수록 외면도 함께 관리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용은 아주 저렴하지만 극강의 효과를 자랑하는 내면 가꾸기.
올해도 가성비 끝내주는 내면 가꾸기에 집중하기로 다짐해 본다.
성형도 부럽지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