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할머니네서 지내고 온 딸은 할머니와 헤어질 때마다 이산가족 상봉 후 다시 헤어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어찌나 오열을 하던지 '아빠랑 헤어질 때도 좀 그렇게 울어 보시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에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 아이에게 변화를 주기로 했다.
2주 만에 어린이집에 가기로 했는데, 아이는 친구들 만나는 게 부끄럽다고 하며 가기 싫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어린이집을 거부한 적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친구들과 떨어졌다가 어린이집에 가서 부끄러운지, 밥을 먹지 않는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이는 것이 부끄러운지 계속 부끄럽다고 말을 했다.
다시 처음 어린이집에 도착해서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친한 친구가 와서 손을 잡고 들어가자고 하니 아이도 어색하지만 들어갔다. 그리고 이내 아이들 속에서 조금은 어색한 시간을 보내고 잘 어울리게 되었다. 그렇게 다시 어린이집 생활도 시작했고 여전히 밥은 먹지 않았지만 급식으로 나오는 국물이나 바나나우유를 따로 챙겨 식사 대신으로 하게 했고 어린이집에서도 상황에 맞게 아이를 잘 케어해 주었다.
음식을 씹지 않게 되고 마시는 것만 먹게 된지 한 달 하고 보름이 지나가는데 언제까지 이 상황이 계속될지 하는 물음과 어쩌다 이렇게 되었고,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웠다.
그러던 중 근처에 살고 있는 지인이 집에 방문하게 되었고, 식사를 하고 디저트로 ‘로이스 초콜릿’을 사가지고 왔다. 처음에 같이 먹기로 해서 1~2개 먹고 있는데 초콜릿을 좋아하는 딸에게 주면 먹을까 싶어서 “이거 맛있는 초콜릿인데 먹을래?”라고 그냥 가볍게 던졌는데 아이는 관심을 갖고 입에 넣고 씹었다.. 약 한 달하고 보름 만에 이로 씹어서 무언갈 먹는 행위를 처음 하게 되었고 어안이 벙벙했다. 그렇게 로이스 초콜릿은 밀봉되어 냉동실에 들어갔고 다음날까지 해서 아이의 일용할 양식이 되었다.
계속 맛있는 초콜릿을 또 먹고 싶다고 하는 아이를 보며, 구하기 힘든 초콜릿을 비슷한 생초콜릿을 사서 계속 먹여야 할지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맴돌게 되었다.
그래도 한걸음 걸었다..
아직 밥은 먹지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