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8)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창 1:31)
맑은물어진별스테이는 다가구 주택이다. 각 호의 이름은 '밁은물', '어진별', '하보조'다. 각각의 호는 우리가 이 집에서 꿈꾸고자 하는 세 가지 지향점을 나타낸다.
맑은물은 큰 아이 한자 이름을 풀어쓴 것으로 자연 사랑을 나타낸다. UN에서 우리나라는 물 풍요 국가(재생 가능한 수자원의 양이 1인당 연간 1,700미터 세제곱 이상인 국가 - 정확한 공인 기관에서 평가했는지 여부는 사실 확실치 않다.)라고 하긴 하지만 지구 온난화 등의 여러 사태들은 언제까지 우리가 물을 이렇게 낭비해도 되는지 알 수 없게 한다. 지구의 환경오염과 관련하여서는 여러 이론이 있고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사실들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공부를 더 해봐야 하겠지만 어찌 됐건 지금 눈에 보이는 현실은 좋지만은 않다. 자녀들에게 물려줄 지구가 남아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노력하여 물려줘야겠지만 이미 너무 위급한 관계로 미안하게도 아이들과 같이 해야만 하겠다. 그래서 오랫동안 구상했던 바로 그 일들을 이제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이 집에서 우리 모두 함께.
어진별은 작은 아이 한자 이름을 풀어쓴 것으로 이웃 사랑을 나타낸다. 이웃 사랑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가장 중요한 가르침 중 하나로 우리 가족이 지향할 가장 중요한 삶의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공동체의 삶을 오랫동안 꿈꿔왔는데 이루기가 쉽지 않았다. 잦은 이사, 수직적 조직 문화, 치열한 경쟁사회 등의 분위기 속에서 공동체를 이룬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육아휴직을 통해 그런 사회에서 탈출했고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이곳에서 지내면서 공동체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물론... 오히려 이웃 사랑이 필요한 공동체는 전자의 경우였겠지만... 난 훈련이 부족한 이제 막 눈 뜬 사울 같은 사람인지라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웃 사랑을 배우려고 한다. 이 집에서 우리 모두 함께.
하보조는 아내와 결혼하며 우리가 이런 가정을 이루자라고 다짐하며 만든 우리 가족 이름이다. 하나님 사랑을 뜻하는 이 단어는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더라의 준말이다. 가족 이름은 하보조 가족, 큰 아이가 하는 홈스쿨링은 하보조 학교. 하보조는 두말하면 잔소리일 가장 중요한 계명이기에 가장 중심이 되며 우리 가정의 존재 이유다. 항상 잊지 않고 이를 지키며 살아가고자 한다. 이 집에서 우리 모두 함께.
아직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다. 이제 막 걸음마 단계지만 시작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기로 한다. 맑은물이 나타내는 자연 사랑은 분리수거와 물의 재활용과 같은 일상에서의 실천이다. 제주특별자치도 환경팀에 문의하여 제주도 재활용 시스템에 대해 이해하였고, 완벽한 자원 순환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반폐기물을 제외한 모든 재사용한 자원을 100% 재활용하기 위해 분리배출한다. 페트병, 알루미늄 캔과 같은 쉬운 재활용뿐 아니라 복합소재의 제품도 모두 분리배출하도록 한다. 규모가 커지면 민간 재활용업체에 직접 판매 혹은 수거를 통해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도에서 지원해줄 방안까지 마련해두었다. 조만간 환경팀에 방문하여 기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수영장 물은 한 번 받고 2주 간 사용한다. 울크론을 이용한 소독, 크리스털 펌프를 이용한 정화 등을 통해 최대한 오래 사용하고 다 쓴 물은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모아서 화장실 변기 물로 사용한다. 화장실 변기 물을 한 번 내릴 때마다 거의 5리터 가까운 물이 소모되고 5~6명의 가족이 하루에 거의 200리터 넘게 쓰는 것 같다. 실천해보고서야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물을 많이 쓰는지 몰랐다. 우수를 모아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다만 우수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기에 활용도는 많이 떨어질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외국의 사례를 통해 얻고 해당 단체와 컨택하여 우리 집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연구하고 있다. 사업이 잘된다면 지자체에 예산 등을 요구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자원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환경 마을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110리터짜리 물통을 가져다 놨지만 반나절이면 바닥이 보인다. 변기통에는 2리터짜리 물통을 넣어놔서 사용량을 줄이려 시도했지만 여전히 4리터 정도의 물을 필요로 한다.
제주도의 일반적 주거형태는 도시와 다르게 아파트가 아니라고 본다. 전원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타운하우스 같은 형태 혹은 소규모 마을 공동체다. 마을마다 클린하우스나 재활용센터와 같은 시설이 있지만 결국 소규모 마을 공동체가 합심하여 관리를 해야 한다. 일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는 자체적으로 분리수거 시스템을 마련 민간 재활용센터와 연계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그것을 관리비로 운용할 수 있지만 타운하우스는 소규모인 데다가 관리관 같은 사람을 둘 수 없는 관계로 제약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청정 제주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부심을 갖고 실천할 수 있는 넛지가 될 것이다.
세상이 많이 각박하다. 여기저기 안 좋은 소식들이 많이 들린다. 더 발전되는 세상은 인간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기보다 더 치열한 삶을 제공하여 인간의 도구화를 재촉할 뿐이다. 도구가 된 인간은 공동체적 본능을 상실하고 정글 속 야수가 되어버리는 것 같다. 더 많이 놀고 더 많이 웃으며 더 많이 나눠야 하는 게 인간이 아닐까. 내 것부터 나눠보고자 한다. 공동체의 삶을 위해 내가 내놓을 수 있는 것들을 내놓는다. 수십만 원이나 하는 트램폴린을 동네 꼬맹이들을 위해 설치해준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수영장 역시 동네 꼬맹이들이 모두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이다. 바베큐라도 할 때면 마시멜로를 준비한다. 기웃거리는 아이들에게 마시멜로 구이를 해주기 위함이다. 늦은 시간까지 뛰어노는 아이들이 있어도 흐뭇하게 바라보는 어른이 있다면 그곳이 천국일 것이다. 측간, 층간 소음조차도 넉넉하게 이해해줄 수 있는 배려심을 기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그런 것이 없는 곳에서 차라리 여유를 배워보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
항상 동네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놀거리를 생각해낸다. 우리 애들과 노는 것도 즐겁지만 아이들 모두와 함께 놀면 더욱 즐겁다.
다이소에서 내돈내산으로 준비한 불꽃놀이 역시 아이들을 위함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함께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우길 바란다. 이런 게 기반이 되어야지 환경 보전을 위한 공동체적 실천도 이뤄질 것이다. 조마간 루프탑 공사를 시작한다. 한라산 뷰 맛집인 우리 집 루프탑은 우리 가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함이다. 타운하우스 내 조경 관리 역시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모두 함께 사용하는 공용 공간을 더욱 잘 누리기 위함이다. 내가 조금 수고로운 게 대수인가. 그렇게 실천하다 보면 누군가 함께 동행하게 될 것이다. 공동육아는 이미 몇 번 경험해보았다. 어느 순간 동네 꼬맹이들을 책임지기도 하고 또 다른 가정에 부탁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그렇게 나름의 질서와 화합을 만들어 간다. 어른들의 관여는 별로 필요 없는 듯하다. 공동체가 익숙한 아이들의 삶이 보기 좋다. 처음 육지에서 내려와 막 적응하기 시작하는 가정에게는 생경한 풍경일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누고자 하는 바는 결국 가정의 회복과 공동체의 회복이다. 아직은 주변에 화기애애한 가족들이 주로 공동체를 이루고 있지만 지치고 힘들고 어려운 가정이 이러한 공동체에 포함되어 회복의 시간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이들도 어른도 그러한 시간과 함께해줄 이웃이 필요하다. 예수님은 기적으로 질병도 치유하셨지만 그가 베푼 가장 중요한 기적은 공동체(코이노니아)의 회복이 아니었을까.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 이웃은 타민족을 말하는 것이었고 스스로 선민사상을 내려놓았으며, 만인의 구원을 이뤄냈다. 이곳이 그렇게 공동체의 회복이 이뤄지는 공간이길 바라본다.
자연과 이웃을 사랑하며 지내는 소명을 다 하는 것이 분명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삶이라 믿는다. 각자에게 주어진 달란트가 있고 각자에게 주어진 삶이 있다. 그저 그 달란트를 가지고 그 삶을 열심히 살아내면 된다. 나에겐 이러한 달란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아내 역시 나와 그 길을 동행하고자 한다. 아무래도 우리 둘이 그렇게 빨리 결혼에 이르고 지금까지 화합하며 잘 살 수 있던 것도 이러한 사명이 있기 때문이었으리라. 아이들 역시 그들에게 주어진 지금의 모든 축복에 감사할 줄 알고 지켜낼 줄 알며 그렇기에 나눠줄 수 있는 마음을 가르쳐주고 싶다. 학교 공부도 중요하고 좋은 직업을 갖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우리가 감사해야 할 대상과 존재하는 이유를 깨닫는다면 그 이후에는 스스로 알아서 할 것이다.
우리 가족 꿈 나누기 시간. 꿈을 이룰 이 집에서 우리가 각자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나누고 응원하며 함께 이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