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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okie Sep 27. 2023

조건없이 그대를 사랑하는 이유

조건 없는 사랑. 


피로 엮이지 않은 사람들이 과연 조건 없이 서로를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더라도 과연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매우 가능하다. 40대 돌싱녀를 사랑하는 20대 키크고 잘생긴 재벌 남자, 히키코모리 남자를 사랑하는 잘 나가는 20대 여자 아이돌, 심지어 괴물을 사랑하는 한 여자까지…(괴물과 인간의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겐 기모르 델 토로의 “Shape of water”를 추천한다.)


이러한 소재를 가지고 만들어진 드라마나 영화가 잘 나가는 이유 중 하나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판타지”이기 때문이다. 한번 주변을 곱씹어보자. 이러한 케이스들이 흔한가? 매우매우 드물다. 대다수의 커플은 ‘끼리끼리’이거나,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다.


끼리끼리 : 남녀가 비슷한 외모/성격/경제/직업/집안 수준을 갖춘 상태
상호보완적 : 남녀가 서로 가지지 못한 것들을 채워주는 상태(ex. 부유하지만 나이가 많고 주름살이 가득한 남자가, 가진 건 없지만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만날 때… 이럴 때 주로 남자를 ‘sugar daddy’라고 일컫는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모두가 본능적으로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인간은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을 만나길 원한다.


나 역시도 그랬다. 어느날 우연히 스치듯이 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듣기 전까지는….


나는 어릴 때부터 나보다 “능력 있는” 사람이 멋있어 보였다. “능력”의 영역은 여러가지 였다. 나보다 컴퓨터를 더 잘 고칠 때, 더 좋은 학교를 다닐 때, 운동을 잘할 때, 돈을 더 많이 벌 때,,, 이러한 나의 직접적인 마음을 숨기고자, 어디가서 나의 이상형을 물어보면 “존경할 수 있는 이성”이라고 많이 이야기했다. 하지만 사실 “나보다 더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서, SKY 학위를 가지고, 결혼할 때 서울 집을 사올 수 있는 돈 잘 버는 사람”이 결혼하기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나는 결혼할 때 반드시 “조건”을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야만, 내가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들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버지께서 해주신 이야기에 그러한 생각이 꽤나 많이 사라졌다.


“결혼할 때 조건? 중요하지. 근데 상대의 조건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지는 마. 왜냐하면, 상대의 조건에 의지하지 않고도 너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아빠는 믿기 때문이지. 너는 뛰어나고, 잠재력이 있는 사람이야.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할거야. 설령 상대가 부족하더라도, 너가 그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어. 너는 그 정도의 조건과 자질을 갖춘 사람이야. 너를 믿어. 아빠가 자신있게 말할게.”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았다. 항상 주도적인 삶을 살아왔다고 자신있게 말하던 나였는데, 상대의 조건에 기대려던 나의 얄팍한 마음이 부끄러웠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없었다는 것, 그래서 상대에게 기대려고 했던 것… 그 사실은 날 참 슬프게 만들었다.


그날부터 나는 다르게 생각하기로 결심했다. 나의 먼 미래와 성공을 절대적으로 믿어 주기로 했다. 그것이 바로 조건을 따지지 않고 상대를 사랑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상대의 조건이 부족하더라도, 내가 성공하면 그 부족함을 cover해줄 수 있지 않겠는가?


내가 아버지의 말에 용기를 얻은 것처럼,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꼭 말해주고 싶다.


“당신을 믿어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는 순간, 조건을 따지는 것이 아닌, 사랑만을 위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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