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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okie May 18. 2023

박진영이 20살에게 전하는 편지

우리가 아는 그 'JYP' 맞습니다.

1994년생인 나는 올해 처음으로 30대가 되었다.


“20대세요?” 라는 질문에 너무나도 당연하게 “네”라고 외칠날들만 존재할 줄 알았는데… 설문조사할 때 연령대를 묻는 란에 무조건 20대를 기입할 줄 알았는데….


(좋은 날 다 갔다…)


30대의 세계에 입성하니, 문득 아버지께서 20살인 내게 주었던 ‘온라인 편지’가 유독 생각이 많이 난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20살이었지만 해외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던 탓에 나는 여전히 고3이었다. 열심히 입시준비를 하고 드디어…! 2013년 10월 29일, 원했던 학교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 마냥 합격의 기쁨만을 온전히 누리고 있던 그 때, 아버지께서 컴퓨터에서 무엇인가 인쇄하더니 프린트물을 가져오셨다. 제목부터 뭔가 의미심장했다.


“박진영이 20살에게 쓰는 편지”


그렇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유명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JYP”이다. 프린트물의 내용은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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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때 세상은 승자와 패자, 둘로 갈라진다.


 
 

붙은 자와 떨어진 자.

이 두세상은 모든 면에서 너무나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


 
 

한쪽은 부모님의 축복과 새 옷,


 
 

대학생활이라는 낭만과 희망이 주어졌고,


 

다른 한쪽은 비로소 깨달은 세상의 무서움에 떨면서


 
 

길거리로 무작정 방출되어야 했다.

 

 

부모님의 보호도, 학생이라는 울타리도 더이상은 존재하지 않았다.

철없던 청소년기의 몇년이 가져다주는 결과치고는


 
 

잔인할 정도로 엄청난 차이였다.


 
 

나는 비로소 내가 겨우 건너온 다리가


 
 

얼마나 무서운 다리였는지 확인할수 있었고,


 
 

그 이후론 승자 팀에 속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그 사실을 즐기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정말 나의 20살은 이렇게 승리의 축제로 뒤덮였고,


 
 

나는 내 장래를 위한 어떠한 구상, 노력도 하지않았다.


 
 

나의 20살은 이렇게 친구, 선배, 여자, 술,춤으로 가득찼다.


 
 

나는 세상이 둘로 갈라졌으며


 
 

나는 승자팀에 속해 있었기에


 
 

이제 아무걱정 없이 살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7년 후...


 
 

나는 놀라운 사실들을 또 목격하게 되었다.


 
 

영원할 것만 같던 두개의 세상이


 
 

엎치락 뒤치락 뒤바뀌며


 
 

그 2세상이 다시 4세상으로 8세상으로


 
 

또 나누어져 가는 것을 볼수있었다.


 
 

대학에 떨어져 방황하던 그 친구가


 
 

그 방황을 내용으로 책을 써 베스트 셀러가 되는가 하면,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취직했던 친구가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되기도하고,


 
 


 
 

춤을 추다 대학에 떨어진 친구가


 
 

최고의 안무가가 되기도 하며


 
 

대학에 못가서 식당을 차렸던 친구는


 
 

그 식당이 번창해서 거부가 되기도 했다 .


 
 


 
 

20살에 보았던 영원할것만 같던 그 두 세상은


 
 

어느 순간엔가 아무런 의미도 영향력도 없는듯 했다.

 
 

20살,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20살 전에 세상이 계속 하나 일 줄 알고


 
 

노력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좌절했듯이

 
 

20살에 보았던 그 두가지 세상이


 
 

전부일거라고 믿었던 사람 또한


 
 

10년도 안되어 아래 세상으로 추락하고 마는 것이다.

 

반면 그 두가지 세상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과 꿈을 가지고 끝없이 노력했던 사람은


 
 

그 두개의 세상의 경계선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었다.


 
 

지금 20살 여러분들은 모두 합격자, 아니면 불합격자의


 
 

두 세상중 하나에 속하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승자는 자만하지 말 것이며,


 
 

패자는 절망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살에 세상이 둘로 달라지는 것으로 깨달았다면


 
 

7~8년 후에는 그게 다시 뒤바뀔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것이다.


 
 

20살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말고  


일찍 출발한다고 반드시 이기는 것이 아니며

늦게 출발한다고 반드시 지는것도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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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당시에는 이 글이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었다. 20살의 내게 있어 세상은 2분할 밖에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줄 알았다. 하지만 30살이 된 지금은 정말 이 글이 단 한 개도 틀리지 않았음을 느낀다. 세상은 이미 무수한 분할로 구성되어 있고, 삶의 양상은 참 다양하다.


20대의 나는 과연 치열하게 살아왔는가? 굳이굳이 내가 성취한 것들을 쥐어짜내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 홀로 여행(싱가폴/이탈리아/헝가리/오스트리아 등) 및 다수의 해외여행(이집트/하와이/뉴욕 등..)

- 모쏠 탈출 (부모님께서 그렇게 중.고딩 때 연애 한번 해보라고 권장했는데, 못했음;)

- 요리 학원 (스페인/한식) 수료

- Delf a2 취득(프랑스어)

- 2년간의 강사생활(영어학원 선생님/과외)

- 보드게임 카페 아르바이트


(흠..................... 나름 평범하게, 나쁘게 살아오지는 않은듯?)


지금으로부터 10년 뒤면 나는 40살이 된다. 그 때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분할이 존재하겠지. 그 때의 나도 지금처럼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젊은 청년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내 육신은 물리적인 저항력을 이기지 못할 망정, 내 정신과 마음은 저항성 없이 무한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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