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 좋아했나 봐요.
나는 정직한 사람인데.
정직한 사람이고 싶은데.
자꾸만 나를 숨겨요.
오늘 재밌었다는 그 사람의 말에
"나도."
라며 또 거짓말해요.
사실 난 오늘 아팠거든요.
나를 또 숨겨야 해서 힘들었거든요.
다른 사람의 연락이 오면 바로 확인하는 그 사람을 보면서, 괜히 장난스럽게 누구냐고 물어봐요. 대답해주지 않는 그 사람을 보면서, 핸드폰을 뒤집어놓는 그 사람을 보면서, 나는 혼자 불안해해요.
그래도 아주 가끔 보는 오늘 같은 날을 잃을 순 없어서.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해요. 아무 관심 없던 것처럼 해요.
나는 그 사람에게 아주 관심이 많은데, 그 사람의 관심을 받으려면 관심이 없는 척해야 해요.
그래서 그 사람을 만나고 오면, 나는 나를 잃어가요.
거짓말쟁이가 되어가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자꾸만 그 사람 앞에서는 내가 거짓말만 하게 돼요. 짝사랑은 내가 끝내야 끝내지는 건데. 끝을 낼 수가 없어요.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이 사람을 계속 눈에 담아두고만 싶어요.
내 눈을 보면, 내 시선을 따라가 보면 항상 그 사람이 있어서. 나는 또 거짓말쟁이가 되어야 해요. 일부러 눈을 피하고, 관심 없는 척해야 해요.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까요.
하루는 포기하려고, 마음을 먹은 적이 있어요.
답장이 오지 않는 채팅방을 보며, 아주 길게. 5초를 세요. 5초 안에 연락이 오지 않으면 미련 없이 끝내자고.
1초를 남기고 그 사람에게서 답이 왔어요. 그래서 나는 또 웃어요. 그 사람 때문에 거짓말쟁이가 됐는데, 그 사람 때문에 웃어요. 근데 그 사람 앞에서 웃을 순 없으니까, 그 사람이 안 보이는 곳에서 혼자 웃어요. 우리가 나눈 대화를 계속 보고, 캡처하고. 그렇게 계속 간직해요.
이 사랑이 날 너무 힘들게 하는데. 날 내가 아니게 만드는데. 이 사람 앞에서는 내 진심을 숨겨야 하는데.
그런데도, 이 사람이 날 웃게 해요.
그래서 오늘도 이 사람의 시간을 얻어보려고 질척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