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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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지 좀 된 뒤 적는 서평이다. 요나손 작가님은 확실히 글로 사람을 웃기는 데에 세계 최고인 듯 하다. 적어도 내 취향은 완벽히 저격했다. 꽤 두꺼운 책이었지만 금세 읽어냈다.
이 책의 명성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굳이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영화로 이미 제작된 영상의 빛깔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빛깔 때문에 이야기의 색채를 예상해버렸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전혀 다른데 말이다. 생각 같아서는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시간이 흐르며 이야기를 곱씹어보니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역사가 우연과 무지한 이들의 깃털 같은 가벼운 선택들에 의해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이보다 더 잘 풍자한 작품은 없었던 듯하다. 처음 이 소설의 줄거리를 들었을 때 #포레스트검프 를 떠올리게 되었다. 주인공이 역사 속 중요한 장면에 무심한 듯 포함되는 부분에서 상당히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한데 두 이야기는 방식이 다르다. 포레스트 검프는 역사의 주요 장면에 등장한 것이고, 100세 노인은 역사 속 주요 인물들의 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흥미가 아닌 풍자인 이유이다.
사람들은 자신 주변의 정책들이 상당한 전문가들의 조언과 수많은 검증을 통해 생겨난다고 생각한다. 한데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다. 정책과는 상관없는 리더의 취향과 욕망, 그리고 정책 수립자들의 정치적 관계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나마 만들어지면 다행이다. 정책 영향 범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의 정책을 그대로 베끼어 쓴다. 행여나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 회피로는 그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들어진 정책은 결정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황당하고 어이없을 정도로 비효율적으로 돌아간다. 소위 분야별 정책 전문가들이라는 작자들의 숫자 놀음에 시민은 피해를 받고 더 역사적으로 보면 더 잔혹한 일들을 벌어지고야 만다. 굳이 뭐 가까이 있는 경우만 보더라고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는 부동산 정책은 그 선한 의도가 무색하게 정책 결정권자들의 숨겨진 욕망과 취향에 의해 겉만 번지르르 폭탄급으로 망해 버렸다. 당장 경제가 무너진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엉망이 되어버렸다. 누구도 책임질 수 없다. 최고의 정책 전문가들이 숫자와 역사에 근거한 결정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결정에는 사람은 없고 숫자만 있다. 과부족되다 과확보된 예방에는 효력 없는 백신이 있다. 그 숫자를 없애기 위해 사람은 없고 숫자만 바라보는 정책을 만든다. 백신을 그냥 폐기하기에는 후폭풍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접종률 숫자를 높이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거기에는 사람이 없다. 정책은 실패했는데 인정하지 않고 밀어붙인다. 인정하는 순간, 인정하는 사람이 책임자로 되게 정책이 만들어졌다. 정책을 만든 것은 사람이 아니라 숫자 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두드려야 한다. 썩지 않게 나라의 머리통을 좌든 우든 두드려 깨어나게 해야 한다. 그 고단함에 실리보다 명예로움에 자신의 시간을 희생하는 자들이 우리 정책을 결정하게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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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스탈린 등 역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무관심한 시민을 학살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