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
윤아는 지금도 모르고,
숙모도 모르고, 삼촌도 모르고,
29년 동안 누구에게도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나만의 비밀 하나.
초등학교 3학년,
팔공산 지묘동 작은 삼촌네 신혼집.
나는 소파에 앉아
갓 태어난 사촌동생 윤아를 안고 있었다.
조금 무겁고,
조금 따뜻하고,
엄청 작고,
너무 예쁜 아기.
그런데 순간,
잠깐, 정말 한순간
정신을 딴 데 팔았다.
아기를 안은 채
그저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짧은 틈에
내 품에서 윤아가 미끄러져 내렸다.
떨어진다—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줄 알았다.
모든 게 슬로모션처럼 느려졌고,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발을 뻗었다.
기적처럼,
내 발등 위에
윤아가 툭 하고 얹혔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손을 뻗어 윤아를 다시 받았다.
발등 위에서 튕겨나가기 직전에,
정확히 다시 두 팔로 끌어안았다.
진짜였다.
초능력이었다.
아무도 몰랐다.
윤아는 여전히 내 품에서 새근새근 숨을 쉬었고,
숙모는 지친 얼굴로 부엌에 있었고,
나는 소리도 못 지르고 땀만 흘렸다.
그날 이후로
나는 갓난아기를 무서워하게 됐다.
절대 다시 안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29년 동안
내 안에만 조용히 숨겨두었다.
지금,
처음 고백한다.
그날 나는 아기를 떨어뜨릴 뻔했고,
발등과 두 팔로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윤아야~ 아픈 데 없제?
언니가…
언니가 그때는 진짜 미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