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발등 위의 기적

by 하린

아무도 모른다.


윤아는 지금도 모르고,

숙모도 모르고, 삼촌도 모르고,

29년 동안 누구에게도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나만의 비밀 하나.


초등학교 3학년,

팔공산 지묘동 작은 삼촌네 신혼집.

나는 소파에 앉아

갓 태어난 사촌동생 윤아를 안고 있었다.


조금 무겁고,

조금 따뜻하고,

엄청 작고,

너무 예쁜 아기.


그런데 순간,

잠깐, 정말 한순간

정신을 딴 데 팔았다.

아기를 안은 채

그저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짧은 틈에

내 품에서 윤아가 미끄러져 내렸다.


떨어진다—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줄 알았다.

모든 게 슬로모션처럼 느려졌고,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발을 뻗었다.


기적처럼,

내 발등 위에

윤아가 툭 하고 얹혔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손을 뻗어 윤아를 다시 받았다.

발등 위에서 튕겨나가기 직전에,

정확히 다시 두 팔로 끌어안았다.


진짜였다.

초능력이었다.


아무도 몰랐다.

윤아는 여전히 내 품에서 새근새근 숨을 쉬었고,

숙모는 지친 얼굴로 부엌에 있었고,

나는 소리도 못 지르고 땀만 흘렸다.


그날 이후로

나는 갓난아기를 무서워하게 됐다.

절대 다시 안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29년 동안

내 안에만 조용히 숨겨두었다.


지금,

처음 고백한다.


그날 나는 아기를 떨어뜨릴 뻔했고,

발등과 두 팔로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윤아야~ 아픈 데 없제?

언니가…

언니가 그때는 진짜 미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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