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우리 엄마 아빠는 뽀뽀를 정말 좋아했다.
아니, 우리를 진짜 많이 사랑했는데,
그 표현 방식이 꼭 뽀뽀였다.
“다은아~ 뽀뽀해줘~”
“엄마도 한 번~ 아빠도 한 번~”
뽀뽀를 해달라고 하면,
나는 늘 그 말에 순하게 응했고,
입술을 쭉 내밀고,
입술에 힘을 빡 주고,
쪽! 하고 소리가 나게 정성껏 뽀뽀를 해줬다.
근데 문제는,
엄마도, 아빠도 자꾸 장난을 쳤다.
내가 뽀뽀하려고 얼굴을 가까이하면
입술에 혀를 살짝 내밀거나
내 입술 위에 “낼름” 하고 메롱을 해버렸다.
그래서 난
뽀뽀인 줄 알고 다가가면
그게 뽀뽀인지 메롱 인지 늘 아슬아슬했다.
어느 날은 진짜 뽀뽀였고,
어느 날은 뽀뽀인 줄 알고 다가간 내 입술 위에
엄마의 메롱이 ‘불시착’ 했다.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정성껏 “쪽” 하고 붙이면
갑자기 “이히히~ 메롱~” 하면서
자기 입을 씰룩거리며 도망쳤다.
그래서 그때부터
나는 뽀뽀를 해줄 때마다 의심을 품고
엄마와 아빠의 눈치를 살폈다.
“진짜제? 이번엔 진짜 맞제?”
마치 장난과 사랑 사이의 밀당 같았다.
이상하게 그 시절을 떠올리면
그 메롱 뽀뽀가 너무 귀엽고 따뜻하게 남아 있다.
사랑을 그렇게 재밌게 주고받을 수 있었던 시간.
아마도
그 시절 엄마 아빠의 메롱은
사랑을 너무 많이 주고 싶어서
조금은 놀리고 싶었던 방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누가 나한테 뽀뽀하려고 다가오면
나도 모르게 입술에 힘부터 준다.
어릴 적 메롱 뽀뽀 트라우마(?) 때문인지,
아니면 아직도 뽀뽀란 게 조금은 쑥스러워서인지.
아무튼,
기찬이가 “뽀뽀만 하자” 하면
나는 여전히 입술에 힘을 빡 주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쪽!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