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할 만한 삶의 자세

[사진 한 장의 감성]

by 밝을명인 오기자


"가장 힘든 것은 바다 맨 밑에 있을 때야. 왜냐하면 다시 올라와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하거든." 영화 '그랑블루'에 나온 대사입니다. 삶에 이유 따위 굳이 의식하며 살지 않았던 저로써는 '인간이란 세상에 툭 내던져진 존재'라는 말에 공감했었습니다. 존경하는 선생님이 첫 만남에서 제게 해준 말이었습니다. 이 말은 철학자 '데카르트'가 말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굳이 바다 밑까지 내려갔으면서, 뭣하러 다시 올라올 이유를 찾아야 하나 생각했습니다. 숨을 쉬기 위한 이유 일까요. 바다 밑까지 내려갔으면, 이미 내려가다 죽습니다. 하물며, 내려갔다 치더라도 올라오다 죽습니다. 사람은 평균적으로 5분이상 호흡을 하지 않으면 죽습니다. 그냥 둘다 죽는다고요. 사실, 그렇게 알수 없는 앞 날에 무슨 이유가 필요했을까요. 그러기에 저는 굳이 의식하며 살지 않는 쪽을 택했던 것 같습니다. 꿈이나 목표, 가족 이런 것들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부여되는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태어났기 때문에 산다. 그러다 때가 되면 죽는다' 과정에서 누리는 모든 것들은 옵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은 이 세가지 순리의 의해 살아가는 것이라고요. 스스로 단정해버린 셈이죠. 그런데 몇년 사이 사색에 좀 잠기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나이든 셈이죠. 좀 허망하더군요. 그렇게 살다 막상 간다는 생각을 하니. 모두에게 정착역은 같지만, 과정을 좀 제대로 누려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어버렸습니다. 이상적은 아니더라도 만족할 만큼의 삶을 대하는 자세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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