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수업을 듣다보면 호흡에 집중하라고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요가를 안해보셨다면, 요가는 스트레칭 아니야? 혹은 유연한 사람만 할 수 있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후자의 경우, 관절이 유연해 보통 사람이라면 하기 힘든 동작을 하는게 요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사실 몸을 유연하게 하는 동작을 익히는 건 요가를 겉으로만 배우는 것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요가는 몸의 동작을 통해 몸과 마음을 ‘열고 순환’하여 보다 내면의 ‘나’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함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호흡은 더없이 필요합니다. 숨을 참은 채 동작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거든요.
엊그제, 요가원에서 빈야사를 중간중간 섞어 빈야사보다는 좀 느슨한, 하지만 호흡과 느낌에 집중하는 시퀀스로 수련하던 중, 처음 해 보는 동작이 있었습니다. 아사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애써 그림으로 그려보면 이렇습니다.(요가하시는 분들 시퀀스 짜실 때 이렇게들 많이 하시지요? 허허)
강사님이 숙련자분들은 팔을 다리에 완전히 붙이고 상체를 틀어 몸을 완전히 열어보라고 설명하십니다. 오 해볼까?하여 아예 눕다시피 몸을 젖히고 팔은 펴지게 지탱한 채, 상체에는 완전히 힘을 빼 보았습니다. 와… 왜 몸을 완전히 열라고 하시는지 요가의 신이 있다면 그 신과 잠깐 만난 느낌이랄까요? 몸이 열리는 느낌을 직접, 너무나 직접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팔을 쭉 펴는 힘으로만 다리를 붙잡고 몸을 지탱하나, 상체엔 힘이 들어가지 않고 호흡만이 내 몸 안과 밖을 왔다갔다합니다. 이 호흡 안에서, 외부와 내부를 완전히 연결하여 몸을 연다는 느낌이 뭔지 느낄 수 있습니다. 혹시 요가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다른 아사나를 통해서라도 느껴보셨을 수 있는 느낌이겠지요.
저는 원래 유연한 편이라 겉으로 보이는 동작 자체는 잘 하는 편입니다. 이게 함정인데요, 동작자체의 완성이 수월하다보니 스스로 요가를 잘 한다고 느낀다는 겁니다. 사실 요가는 그게 다가 아닌데 말이지요. 저도 이런 함정을 잘 알고 있어서, 매번 엄청난 집중을 쏟아 호흡과 느낌을 찾으려고 하고 있답니다. 근데 사실 집중한다고 하더라도 느낌이 안 올 때가 많거든요. 근데 이제는 왜 호흡에 집중해야하는지, 어떤 느낌인지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