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여행 6일째
오늘 여행의 시작은 동서독이 포로교환을 했다는 글리니케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시작했다. 일정표에는 없는 가이드 '선영' 이의 선물이란다. 글리니케 다리는 독일 하펠 강위에 있는 교량으로 브란텐부르크의 포츠담과 베를린의 반제를 잇는 다리다. 그냥 다리인데 이게 무슨 '선물?'하는 생각을 했는데 냉전시대에 소련에 억류중이던 프랜시스 개리 파워스와 미국에 억류중이던 KGB 요원 루돌프 아벨을 교환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차례 동서 양쪽의 간첩들을 교환했던 역사를 간직한 다리라고 하니 감회가 깊었다. 비가오고 바람이 불어 좀 쌀쌀하고 을씬년스럽기까지 했다. 글리니케 다리는 그 당시의 어두웠던 과거를 간직한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두번째 일정은 상수씨 궁전이다. 프랑스어 Sanssouci Palace로 편안하고 근심걱정 없다는 말이라고 한다. 처음엔 우리나라 어느 시골에 있을 법한 상수씨네 궁전인줄 알았다. '상수'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그 곳에 가면 재밌을 것 같다. 그 궁전을 지었던 프리드리히 2세의 왕비가 프랑스 공국의 공주여서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마치 작은 베르사이유 궁전을 보는 듯한데 왕과 왕비는 근심걱정 없이 편안했겠지만 그 정도 규모의 궁전을 짓고 정원을 가꾸는데 동원되었을 많은 사람들에게는 결코 편안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궁전도 좋지만 궁전보다는 정원이 아름다운 곳인데 황량하고 을씬년 스러웠다. 4년전 여름에 왔을 때는 푸르름이 주는 시원함과 각종 꽃들로 정말 아름다웠던 곳인데 말이다.
점심 식사를 하고 괴테가 살았던 바이마르로 향했다. 4년전에 독일에 왔을 때는 없었던 일정인데 괴테와 실러의 동상이 있고 괴테하우스가 있는곳이다. 원래일정은 겉에서만 보는 거였는데 우리 일행이 모두 원해서 13유로의 입장권을 끊어서 들어가게 되었다. 영어 오디오가이드가 있었으나 거의 듣지는 않고 사진찍고 보기만했다. 어렸을때부터 많이 들어본 독일의 철학자이자 문학가인데 딱히 저서를 읽은것 같진 않다. 이번 괴테하우스를 들러본 기념으로 돌아가면 좀 찾아봐야겠다. 소세지가 포함된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로 가서 짐정리를 한 후에 호텔바에 가서 와인과 즐거운 수다로 여행의 행복을 만끽했다. 여행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도 즐겁고 행복하지만 친구나 직장동료 그것도 여자들로만 이루어지 '걸그룹'여행이 제일 즐겁다. 남편과 아이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