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가장 듣고 싶은 찬사랄까
브런치 글을 쓰기로 했지만, 여전히 브런치 서랍은 쌓이지만
발행하지 못한 글이 한 트럭이다
여전히 글 쓰는 게 약간은 두려운.. 못난 버릇을 아직 버리지 못한 듯하다.
그러다 문득 내가 가장 글 쓰는 것이 좋았던 때를 떠올려봤다.
아마 5-6년 전쯤 언론사 입사를 위해 소위 말하는 '언론고시'를 볼 때였다.
기자 시험을 칠 때 각종 상식과 함께 '논술'과 '작문'을 봤다.
그때 논술은 모조리 외워, 외워 시험장에서 풀어, 풀어의 연속이었다.
매일 뉴스를 보고 정보를 취합하고, 역사 속이든 논문이든 그럴싸한 예시를 들 수 있는
각종 정보와 자료를 외운 후 시험장에서 이것저것 잘 조합해서
그럴싸해 보이게 풀어내는 글쓰기였다고 할 수 있다.(그래서 자주 떨어졌나 보다)
그래서 논술은 딱히 내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논리적 비약이 발견될 때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머리를 싸매고 앉아서
이리저리 구조를 바꿔보니 이보다 머리가 지끈거릴 수 없었다.
하지만 작문은 달랐다.
작문은 말 그대로 내가 글을 창작하는 것이다. 글 쓰는 스킬을 좀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언시 스터디를 할 때도 다들 작문은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거나 담백하게 이야기를 전달해야 해서
공부한 것이 '무쓸모'일 때가 많아 오히려 더 어렵다고들 했다.
하지만 난 그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작문은 800-900자로 끝내야 하는데 쓰다 보면 단편소설급으로 글이 길어져서
어떤 걸 쳐내고 담아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스터디할 때도 작문 피드백은 항상 좋았던 편이라
당시에는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이 꽤 높았던 것 같다.
그러던 중 한 스터디원이
"켈리 씨, 이거 나중에 꼭 책 써봐요. 소재가 너무 좋아요."
라고 귀띔을 해줬을 때.
아.. 나도 소설을 써볼까?
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다.
그래서 아직도 몇 번이고 이사를 다녔지만
언시 때 썼던 작문글들은 여전히 책장에 꽂혀있다.
한 번씩 읽어보면 꽤 재밌다.
언젠가 내 소설의 소재가 될 수도 있으니
막상 버리자니 주저할 때가 많았다.
그러다 '글태기'를 겪고 다시 글을 써보려고 하다 보니
그때 생각이 났다.
내가 가장 행복하게 글을 썼던 때.
그래서 뭐라도 써보려고 한다.
요즘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있다.
이만한 찬사가 더 있을까.
문득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앉아있자니
그래 이제 진짜 소설을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창밖을 보며 멍을 때리다
다짐했다
"소설을 써야지"
내가 가장 좋아했던 글을 되찾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