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 결혼? 편한 팔자?

by 오싸엄마




아이가 노래를 부른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제이고요~ 우리 우리~설날은~오늘 이레요~"

"엄마! 까치설날은 언제야? 우리 설날은 언제야?


6살이 되면서 질문봇이 된 첫째는

7살이 된 지금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는다.


설날 전달 아이의 질문에 남편과 나는 최대한 쉽게 설명을 해준다.


"그래서, 설날인 내일 아침에 일찍 큰할머니네 갈 거야. 그러니까 일찍 자야 해~"


. . . . .


우리 가족은 명절이 되면 그제야 바쁘다.


남편의 부모님은 두 분 다 하늘에 계시다.

제사는 절에서 한 번에 지내고 별도로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명절이라고 갈 시댁은 없지만 시댁 비슷한 곳에 간다.


남편에게는 어머님처럼 보살펴 주시는 큰어머니가 계신다.

자세한 가정사는 말할 수 없지만, 결혼하고 나서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

해드린 것이 별로 없는데 늘 받기만 해서 항상 죄송한 마음이다.

시부모님을 절에 모시고, 우리가 결혼 4년 차가 될 때까지 제사를 지내주신 분도 큰 어머니시다.

정말 시어머님처럼 모셔야 하는 분이지만, 잘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명절이면 큰어머니댁에 간다.

큰어머니는 자녀가 세 분인데, 막내형님은 시댁 갔다 오시기에 잘 만나지 못한다.

그래서 항상 첫째, 둘째 아주버님 가족과 함께 제사를 지내고 간단히 명절을 보내고 온다.

어찌 보면 조카에 사촌동생이지만 거의 아들, 막내 동생처럼 대해 주시는 분들이다.


첫째 아이 출산하고 아직 병원에 있을 때, 큰어머니와 큰 형님께서 문안을 와주셨다.

수술을 하고 아직 팅팅 부어있을 때지만, 그분들이 오는 것이 싫지 않았다.

둘째를 출산했을 때도 일부러 백일쯤에 집으로 와주셨다.

첫째의 선물까지 챙겨서 와주시는 센스 있는 분들이다.


. . . . .


결혼할 때, 지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시부모님이 안 계신다는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 기혼자들은 하나같이 반응이


"이런 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좋겠다~ 결혼 잘했다!"


이런 반응이었다.

나도 그 부분엔 동의했다.

겪어 보지는 않았지만, 평소 지인들에게도 연락을 잘 안 하는 사람이라 시부모님을 챙겨야 하는 부분이 늘 마음에 걸렸다.(남자친구가 있을 때마다 했던 상상이다.)


물론 편한 부분도 있지만, 때론 계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한다.


우리 집도 부모님이 일찍 이혼하셨다.

그래서 현재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육아를 하면서는 사실 할아버지보다는 할머니의 손길이 엄마는 필요할 때가 많다.

그럴 때면 엄마보다는 시어머님이 계셨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을 때면 어머님이 많이 속상하셨겠다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계셨으면 생각보다 사이좋은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되었을까?


우리 아버지도 손이 많이 가는 분이기에

양가 다 합쳐 우리 아버지만 챙기면 된 다는 점은 꽤 좋은 점인 것 같다. 여러모로.

하지만 그만큼 손 빌릴 곳도 아버지뿐이 없다는 사실이 때로는 힘들기도 하다. 여러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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