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하는 MBTI에 따르면 나는 I의 성향이다.
간혹 그렇지 않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맞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의 집순이 성향의 반은 나에게서 온 것 같기 때문이다.
엄마들은 자의이든 타의이든 엄마들의 단톡방이 있다.
나 역시 첫째 관련 둘째 관련 두 개가 있다.
얼마 전 둘째의 단톡방에서 어린이집 안 가는 날 키즈카페에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그 대화에 끼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았다.
투표에 올라온 요일 중에 내가 갈 수 있는 날은 하나뿐이 없었다.
그날은 첫째도 유치원에 안 가는 날이라 고민이 되었다.
그러던 중, 친한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키즈카페 갈 거냐는 물음에 나의 대단은 "아니"였다.
아이를 위함보다,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불편하고 귀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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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반 아이들과 영화를 보러 갈 일이 있었다.
평소 잘 어울리는 친구들은 아니어서 그 자리가 불편했지만, 궁금하기는 했다.
모임장소에 나가니 반 친구들은 편하게 입고 나왔는데 나는 정장 비슷하게 불편한 옷을 입고 나갔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런 옷을 골랐나 싶은데
잘 생각해 보면 그만큼 그 자리는 나에게 경직된 자리였던 것이다.
자주 만나는 친구와의 만남도 가끔은 거짓말로 펑크를 내기도 했다.
별 이유는 없었다.
그냥 나가는 것 자체가 귀찮았다.
누군가를 만나고 집에 오면 '잘~ 놀았다'는 생각보다는,
'휴~이제 쉬자'는 마음이 강했다.
이 정도면 내향인이 맞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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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에 친하게 지내는 엄마가 있다.
첫째와 둘째의 나이도 같아 공감대가 많다.
나이는 나보다 10살 정도 어리다.
그런 우리가 친해진 것도 신기하다.
처음 시작은 나였다.
첫째 하원길에 집으로 가는데 단지 내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첫째를 보며 웃어주는 모습에 고맙기도 하고, 좋아 보였다.
그래서 내가 먼저 말을 걸었고, 연락처도 물어봤다.
흔치 않은... 아마 결혼하고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간간히 연락은 주고받았지만, 우리의 관계는 깍듯했다.
적어도 1~2년 동안은 그랬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편하게 말을 하라고 했고, 그 후부터 조금씩 가까워진 것 같다.
지금은 서로 속이야기를 서슴없이 하는 사이가 되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수시로 만나고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 때문에 만나는 사이가 아니라 그 엄마와는 더 편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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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친밀한 관계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나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일부러 보여주지 않아도 자연스레 나를 아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가 나를 드러내야 친말한 관계가 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부러 나를 보여주는 것이 어렵다.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것보다 더 귀찮고 필요치 않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자녀가 있는 엄마는 2, 30대 때보다 친밀감이 더 필요한 시기이다.
이런 고민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다.
아이를 위해 사회적, 대외적 활동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면서도
아이 때문만은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더 엄마 본인과 성향과 가치관이 맞는 사람을 만나고, 아이들까지 잘 맞는 다면
그것만큼 최고의 조합이 없다.
그러기 위해선 결국 엄마는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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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세월을 보낸 지 10년이 넘은 친구들을 반년만에 만났다.
일부러 드러내지 않아도 이미 나를 알고 있는 그녀들 앞에선
계산도 고민도 없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고 이야기하면 되었다.
그녀들과 만나면 시간이 후다닥 흘러간다.
그중 엄마는 나뿐이 없기에, 예전보단 공통점이 적다.
그래서 몇 달에 한 번 만나 그동안의 소식을 전하는 것이 오히려 자주 만나는 것보다 나은 것 같다.
내향인에게 친밀감이란 단어는 참 어렵다.
하지만 나도 우리 아이들도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니
할 수 있을 때 노력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