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없는 하루는 없다 1
몸이 아프면
평소에 보이는 것도 안보인다.
내 신경은 온통 코에 꽉~ 차버린 콧물에 집중되어 있으니까!
근육도 모자란 몸은
바이러스나 세균의 공격에 늘 맥을 못추린다.
나의 백혈구는 그저 솜밤망이 같은 펀치를 날리다가 쓰러지곤 하더라.
이번에도 결국 백혈구 사뿐히 즈려밟고 감기군이 침범했다.
막힌코에 목도 아파오니, 내 몸은 목소리로 아픈티를 팍팍냈다.
그저 말 한마디 했을 뿐인데
"목소리가 왜그래요?"
"어머니~ 어디 아프세요?"
"선생님, 목소리가... 몸이 안좋아요?"
정작 나는 티가 안날꺼라 생각했는데, 이런말을 듣는거 보면 나의 착각인가 보다.
그런에 몸이 아프니 평소 안보이던 것이 보였다.
사람들의 관심.
이런 말 한마디가 위로가 된다.
아플 때, 아픈 거 몰라주는 것 만큼 서러운게 없다지.
건네받은 말 한마디에 나의 사람들께 고맙고 또 고맙다.
저녁을 먹고
아이들도 다 씻겼고, 밥도 차렸고
난 할일 다 했으니 이만 침대와 한 몸이 되겠다고 남편에게 선언했다.
남편은 집에서 엄마가 아프면 벌어질 일을 알기에(이미 몇 번을 겪었기에!) 무언으로 선언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막상 침대에 누으려고 하니
널부러진 개어야 할 빨래와 몇 일 후에 있을 수업 준비가 자꾸 아른거렸다.
결국 그 두가지를 마치고서야 침대와 한 몸이 될 수 있었다.
(침대에 올라서도 한 시간은 눕지 못했다. 나도 참...)
수업준비 막바지에 너무 힘들어서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한글 자음, 모음 판의 가위질을 부탁했다.
자음, 모음을 입으로 따라하며 가위질 하는 남편의 모습에 나는 웃음이 터졌다.
참 글로는 쓸 수 없는 포인트다.
내가 꺄르르 웃으니
"웃음이 보약이여"라고 말하는 남편
아니, 내편!
침대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옆방에서 쉽게 잠들지 못하는 자매의 노는 소리를 들으며 행복감을 느낀다.
평소면 빨리 자라고 적어도 한마디는 던졌을 상황인데,
아프니 그 말 마져도 귀찮다.
그러니 행복감이 찾아왔다.
오늘 새삼 느꼈다.
인생 참 별거 없다고.
콧물에 코가 꽉 막히면 그렇게 괴롭다가도
뻥 뚫린 순간이 오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우리 코에 있다.
부디 오늘 밤
뻥 뚫린 코로 행복하게 잠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