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과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의 의미

16주 차 - 아이들에 대해 글을 쓰며 느낀 점

by 어린아저씨

우리 가족, 특히 아이들과의 일을 기록한 지 2달이 되어간다. 14개의 글이 브런치에 담겼다. 큰 수는 아니지만 시작에는 단 한 개의 글도 없었으니 또 적지만도 않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추상적인 기억과 감정들을 다시 불러내는 마중물이 될 수 있는 글을 남기는 것이다.

아직은 포스팅했던 글을 하나도 정독해보지 않았다. 아직은 그래도 적어 놓은 글의 내용들이 내 단기 기억 저장소에 머물고 있는 비교적 최근 일들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왠지 지금 다시 읽어봤다가는 고쳐 쓰고 싶은 마음만 들 것 같아서 아예 읽어볼 생각조차 안 한다. 한 1년 정도만 시간이 지나고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즈음이면 글에 숙성된 풍미가 조금씩 풍기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글을 얼마나 잘 썼는지와는 관계없이 망각이 추억을 미화해버릴 것이다. 미래의 나를 위한 좋은 선물을 준비하는 기분이 든다.

아이들에 대한 글을 쓰는 게 미래의 나뿐만 아니라 현재의 나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 가족에 대해 예전보다 더 관찰하고 묵상하게 되었다. 한 주에 하나 이상의 글을 남기겠다는 내 나름의 목표를 갖고 있는데, 글감을 찾아 어슬렁 거리게 된다. 이전에 다른 주제로도 글을 써보려고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글을 쓰는 데에 있어서 생각보다 힘든 것은 맛깔나게 글을 쓰는 것이 아닌 쓸거리를 찾는 일이었다. 사실 그러다가 내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매일 피어나는 스토리가 아이들과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렇다고 가래떡이 뽑혀 나오듯이 줄줄줄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았다. 더 주위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야 했다.

그렇다. 확실히 예전보다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어떤 반응을 할지 궁금해서 이런저런 시답지 않은 말도 던져보고, 뭘 해야 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생길까 머리도 굴려본다. 많은 경우 내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고, 쓸거리는 내가 만들어내려고 하는 상황보다 일상에서 더 많이 건져진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에게 관심이 있다. 나도 분명 이전부터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관심을 더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알게 되었다. 조금 더 아이를 사랑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 여백을 많이 남겨둔 채로 시간이 흘러가면 결국에는 후회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되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부족하기에 후회를 남길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우리 아이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그냥 사랑해지는 만큼 보다는 조금 더 사랑하는 방법을 고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