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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현 Aug 18. 2016

[여행에세이] 졸린데 자긴싫고

025. 헬로우 프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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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 그 사람이 표현될 때가 있다.
내가 프랭크를 처음 만난 날이 그랬다.

혼자 와인까지 마시고는 배가 불러 조금 걷자 생각하며 가게에서 막 나오려는데,
누군가 내 앞을 빠르게 지나갔다.
좋은 향기에 나는 고개를 들렸고, 그렇게 프랭크를 볼 수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는 지도에 열중해 있는 모습이 나와 너무 비슷해 
한발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따라 걷고 있었어.

네가 홱- 돌아 나에게 길을 물을 때 까지

나는 당황했고, 역시나 말까지 더듬으며 길을 알려주었지.

_아 다이칸야마역이요? 이쪽으로 가면 되요. 따라오세요.
_당신도 그 쪽으로 가는 길이예요?

네가 엄청 반가운 듯이 물었보았어. 
나는 무슨 생각인지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너와 다이칸야마 역으로 향했지. 

집에 가려면 반대 방향 열차를 타야했던 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네가 탄 열차에 올라타 버렸어
그냥 너의 향기가 좋아서 그랬다고 할게. 솔직히 이야기 하면 부끄러우니깐


프랭크는 미국에서 왔다고 했어
오늘이 도쿄에 온 첫 날이라고, 도쿄 뿐 아니라 일본 역시도 오늘이 처음이며
일본에서 1년간 영어 선생님을 하게 되어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묻지도 않은 말들을 신나는 듯 설레이는 듯 이야기했어. 

아! 지금은 룸메이트를 만나러 가는 길이며
찾아가는 곳에 같이 살기로 한 룸메이트가 기다리고 있다며
그 여자인지 남자인지 일본인인지 미국인인지도 모를 룸메이트의 문자까지 보여주며 말해주었지.

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프랭크는 물었어.
_페이스북 해?
_아니..

안타깝게도 나는 페이스 북을 하지 않았고,
아쉬운 마음에 나는 다른 SNS를 물어 보았고
_인스타그램 해?
프랭크는 대답했지
_아니..

우린 다음을 기약 하고 싶었지만, 약속 장소가 겨우 4정거장
뒤였던 너는 곧 내려야했고, 그렇게 우린 악수를 하고 헤어졌어

내리고 몇 초 안되어 프랭크가 뒤돌아 한 번 더 인사하는데
그 순간 얼마나 따라 내리고 싶었는지 너는 알까?

다행인지 아닌지 나에겐 그 정도의 용기는 없었고
열차 문이 닫혔다.

문이 닫히며 문에 비친 내 얼굴을 보았어.
새빨개진 얼굴에 나는 케빈처럼 놀랬어.

아까 먹었던 와인 때문이라고 생각할래.
솔직히 말하면 쑥스러우니깐 그렇게 할게.

그래 맞아, 누군가와 대화가 그리워서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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