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현 하나로 노래가 된다면
사실 뭐든 하나면 된다. 그렇지 않은가? 매일 착한 아이보단, 매번 나쁘다가 딱 한 번 착한 짓을 하는 아이가 더 크게 칭찬받는 것처럼. 제대로 된 하나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그 한 가지엔 무엇을 담을 수 있을까? 친구 한 명. 계란 과자 한 봉지. 깨끗한 운동화 한 켤레. 보풀 없는 외투 하나. 커피 한 잔. 좋아하는 노래 한 곡. 시선 한 번 등 나열하면 끝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만큼 다양하게 채워볼 수 있으니 재밌다.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악기에 시선을 돌려보자. (바이올린!) 바이올린에는 4개의 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 가장 낮은음을 내는 현을 'G현' 혹은 'G선'이라 칭한다. 이 현 하나로 모두에게 각인된 곡이 있다. 바로 'G선상의 아리아'다. 이 곡은 오직 G현 하나로만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된 곡이다. 편곡되었다는 건 원곡이 있다는 뜻이겠다. 이 곡은 바흐의 ‘오케스트라 모음곡 3번 D장조, BWV 1068’의 2악장에 해당하는 Air, 즉 아리아라는 곡이다. (한 곡에 5개의 악장이 있는데, 그중에 2번째다)
그렇다면 왜 'G선상의 아리아'라는 특별한 이름이 붙었을까? 이건 19세기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트 빌헬미(August Wilhelmj)가 이 곡을 바이올린의 G현 하나로만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그래서 원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곡이었지만, 이 편곡 덕분에 G현 하나로만 연주되는 더 부드럽고 낮은 음색의 버전이 탄생하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듣는 감성적인 버전이 빌헬미의 편곡 덕분이다.
두 버전은 미묘하게 분위기가 다르다. 원곡은 여러 현악기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풍부하고 품위 있는 음색이 특징이라면, 편곡 버전은 감정적으로 더 다가온다. 마치 깊은 저음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목소리처럼, 마음을 조용히 두드린다. 그래서 이 곡을 들을 땐, 때로는 원곡을, 때로는 편곡을 들어보는 것도 좋다. 하나의 곡 안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으니까.
'G선상의 아리아' 그저 ‘아리아’라는 2악장이었지만, 편곡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게 되었다. 클래식은 가끔 이름을 바꿔 다시 태어난다. 그만큼 해석이 많고, 그만큼 이야기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신이 듣기엔 어떠실까. 원곡이 더 취향이실지, 아니면 편곡의 부드러움이 더 끌리시는지 마음으로 물음을 던져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