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의 화요일엔 현악 사중주가 온단다

[클래식 예습] 금호아트홀: Delight Concert 톺아보기

by 유진

아직 봄이다. (믿기지 않지만) 봄이 원래 이렇게 날씨가 오락가락했던가? 지나온 봄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침과 저녁엔 싸늘하고, 점심엔 23도에 육박하는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다. 아침에 옷을 고를 때가 되면 늘 고민이다. 얇게 입고 낮에 홀가분하게 다니되, 하루의 끝과 끝에는 추울 것인가? 두꺼운 외투를 챙겨 낮에 땀을 흘리더라도 서늘함으로부터 나를 지킬 것인가? 요즘 나는 전자를 택하는 편이다. 지하철에서 내려서는 온몸에 달라붙는 썰렁함에 발걸음을 빨리 한다. (쫑쫑쫑)


지금의 이 애매함을 충분히 즐겨야겠다. 벌써 5월 중순이다. 슬슬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기세가 가득하다. 분명 3월까지만 해도 분홍빛으로 물들던 거리였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푸른 잎사귀가 가득하다. 봄의 정취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운 일일 테지만, 나는 이 푸릇푸릇함이 좋다. 초록색만이 주는 시각적인 안정감이 있지 않은가? 아침 8시쯤 햇살을 받는 나무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봄은 슬슬 떠나고, 여름이 점점 다가온다. 분홍빛이 노란빛으로 물들여지는 틈 사이에 들으면 좋은 곡들은 많겠지만, 나는 또 전공자의 추천을 듣는 게 마음이 편하다.


당신은 클래식하면 보통 어떤 형태를 떠올리는가? 아마 독주 악기 연주나 오케스트라 형태를 많이들 떠올리겠지만, 클래식의 진정한 정수는 ‘실내악’에 있다. 실내악은 내게 작은 소모임 같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가볍게, 때로는 깊게 이야기를 전하며 하나의 음악을 완성한다. 13일에도 아마 그럴 것이다. 오늘은 금호아트홀에서 진행되는 Delight Concert를 진행하는 아레테 콰르텟의 레퍼토리를 살짝 훔쳐 들어보려 한다. (13일이라니!) 야외 공연의 레퍼토리라면, 그것도 실내악이라면, 대중적이고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산뜻한 곡들이 가득하지 않을까?


출처: 금호아트홀 ⓒ_Kumho_Cultural_Foundation




모차르트 - 작은 밤의 음악

Wolfgang Amadeus Mozart - Eine kleine Nachtmusik, K. 525

1787년에 작곡된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빈에서 왕실과 귀족을 위한 음악을 많이 작곡하던 시기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작은 밤의 음악"이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곡은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지닌다. 원래 4악장으로 계획되었으나 나중에 추가적인 악장이 덧붙여졌다. 경쾌하고 우아한 선율로 시작되는 첫 번째 악장은 밝고 기분 좋은 리듬과 우아한 음색을 통해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마치 별빛이 비추는 밤하늘처럼 청량하고 밝은 느낌을 준다.


하이든 - 일출, Op. 76 No. 4, 1악장

Joseph Haydn - Sunrise, Op. 76 No. 4, 1st Movement

1797년에 작곡된 이 곡은 하이든의 마지막 현악 사중주 작품 중 하나이다. '일출'이라는 제목은 곡이 표현하는 밝고 희망적인 느낌에서 유래한 것으로, 하이든은 비엔나에서 왕실과 귀족을 위한 음악을 많이 작곡했다. 첫 번째 악장은 음악이 점차적으로 밝아지며, 마치 해가 떠오르는 듯한 점진적인 상승을 보여준다. 하이든의 특유의 경쾌한 리듬과 명쾌한 선율이 어우러져 희망적이고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새벽의 빛이 퍼져나가는 느낌을 잘 표현한다.


모차르트 - 사냥, K. 458, 1악장

Wolfgang Amadeus Mozart - The Hunt, K. 458, 1st Movement

1784년에 작곡된 이 곡은 모차르트의 35번 바이올린 협주곡 첫 번째 악장이다. "사냥"이라는 제목은 곡의 빠르고 경쾌한 리듬이 사냥을 떠나는 기분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붙여졌으며, 실제로 사냥의 소리를 묘사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첫 번째 악장은 활기차고 리듬감 있는 음악으로,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의 대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에너지 넘치는 템포와 자유로운 리듬은 청중에게 신나는 기운을 전달하며, 바이올린의 섬세한 표현이 돋보인다.


슈베르트 - 사중주 악장, D.703

Franz Schubert - String Quartet Movement, D. 703

1820년에 작곡된 이 곡은 슈베르트의 현악 사중주 마지막 악장이다. 슈베르트는 짧은 생애 동안 많은 작품을 남겼으나, 그 당시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이 곡도 처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후에 그의 음악이 재조명되며 대표작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 곡은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선율이 특징으로, 서서히 감정의 깊이를 더해가며 듣는 이에게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전달한다. 전체 프로그램에서 감동적인 마무리를 이끌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떤가? 당신에게 이 실내악은 어떤 느낌을 주는가? 나의 느낌은 이렇다. 역시, 실내악은 이래서 좋다. 실컷 날아올라도, 가라앉아도, 충분히 낭만적일 수 있다. 네 명의 시선이 서로를 향해 마주하며 합을 맞추는 장면도 보기 좋고, 단 악기 네 개만으로도 관객석 끝까지 닿을 수 있다. 아마 내일은 그 닿는 영역이 더 넓을 것이다. 지나가는 인파일 수도, 스쳐가는 바람일 수도 있겠다. 봄에는 역시 이런 낭만이 있어야 한다. (간식도 준다니.. 슈베르트 현악 사중주라니.. 재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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