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한 대로 감정 과자 24가지 까먹기

[줄라이 페스티벌] 7/2(수)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작품 살펴보기

by 유진
핀터레스트에서 주웠는데, 리본 뭔데 (웃겨)

7월의 2일은 수요일이구나? 6월인 오늘은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인데 크크.. 클래식 따라가다가 다음 달의 요일도 알게 되고 (별거 다한다) 거두절미하고, 수요일은 쇼스타코비치 집중 조명 DAY가 아니던가? 그 불빛의 방향은 피아노 한 대와 세 명의 연주자에게 향해있겠다. 내가 아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라는 작곡가는 당시 체재적 분위기에서 살아남은 사람이기 때문에 상당히 무게감 있고, 비극적인 '흑백 영화'같은 곡을 많이 쓴 사람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아래의 협주곡을 잠깐이라도 들어보면 대충 감이 온다.

근데 흐름을 잘 들어보면 꽤 리드미컬하고 똥땅거리면서 장난스러운 대목이 곳곳에 묻어있다. 시대적 배경보다 그의 내밀한 성격이나 재미가 담긴 곡들이 꽤 있다. 피아노 한대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의 장난기, 아이러니, 감정의 섬세함이 피아노 한 대에 담겨 펼쳐진다니.. (재밌겠는데) 짧고 귀엽고 묘하게 감동적인 소품들부터, 감정이 폭발하는 실험적인 소나타인 걸 보니 확실히 축제의 시작이다. 굳이 이해할 필요 없이 느끼는 곡들인 것 같다. C랑 같이 이 공연에 대해서 논의해 봤는데, 이런 그래프를 그려냈다.


output.png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공연의 곡 구성 흐름을 시각
여기 보시는 그래프는 이번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공연의 곡 구성 흐름을 시각화한 것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공연은 가볍고 명확한 소품들(‘세 개의 환상적인 춤’)로 시작해 점점 더 감정적 밀도와 구조적 깊이를 더해가며,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1번’에 이르러 가장 극적인 정점에 도달합니다.

그렇다. 그의 말에 따르면 초반에는 구조가 명확한 소품곡으로 시작해서 후반에는 조금 더 감정이 복잡하고, 형식도 치밀해진다고 한다. 딱 우리가 아는 기승전결의 느낌에 춤도 추고 발레도 하고 24번 흔들거리다가 뒤뚱거리는 그런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거두절미하고 2일의 셋 리스트를 살펴보자.


1. 세 개의 환상적인 춤 (Three Fantastic Dances, Op. 5)

쇼스타코비치가 16~17세의 나이에 작곡한 이 작품은 그야말로 재치와 엉뚱함이 넘친다. 총 세 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이 아주 짧고 강렬하며 개성적이다. 첫 번째 ‘행진곡’은 군대 스타일의 리듬을 바탕으로 장난기 가득한 느낌을 주고, 두 번째 ‘왈츠’는 부드럽고 느긋한 회전처럼 느껴진다. 마지막 ‘폴카’는 약간 삐걱대는 광대의 춤을 보는 듯한 유쾌함이 있다. 클래식이 딱딱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부담 없이 웃으며 들을 수 있는 곡이다.

: 쇼스타코비치가 이렇게 아름답고 서정적인 느낌을 가져갈 수 있구나? 백조 말고 흑조가 가볍게 몸풀기 발레를 한다면 이 곡들에서 몸을 맡기지 않을까???


2. 인형들의 춤 (Dances of the Dolls)

인형들의 춤에서 첫 번째 '서정적인 왈츠'
‘인형들의 춤’은 제목처럼 마치 다양한 인형들이 무대 위에서 하나씩 등장해 춤을 추는 듯한 느낌을 주는 소품 모음집이다. 쇼스타코비치가 주로 어린이를 위해 작곡한 곡들로, 짧고 단순하면서도 각 곡마다 표정이 분명하다. 서정적인 왈츠는 감성적인 인형을, 폴카는 장난꾸러기 인형을, 허디거디는 태엽 인형의 기계적인 움직임을 떠올리게 한다. 동화 같고 사랑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은근한 아이러니가 숨어 있어, 어른이 들어도 마음이 간질간질해지는 매력이 있다.

: 약간 이 곡 과자(쿠키라던가) 까먹으면서 듣고 싶은 가볍고 유쾌함이 있다. 통통- 튀기고 즐겁고 개구리알같이 생긴 푸딩젤리를 먹어야할 것 같은 기분이랄까?


3. 24개의 전주곡 (24 Preludes, Op. 34)

이 작품은 쇼스타코비치가 24개의 서로 다른 조성과 분위기로 만든 감정의 미니어처 모음집이다. 각 곡은 1~2분 남짓으로 짧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의 밀도는 놀라울 정도로 크다. 때로는 밝고 투명하며, 때로는 무겁고 불안하고, 또 어떤 곡은 익살스럽고 재치 있다. 쇼스타코비치의 음악 세계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일상 속 감정을 음악으로 정리한 감정 노트 같다고도 할 수 있다. 피아노 한 대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스펙트럼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발레로 입을 달게 만들었으니 24개의 전주곡으로 따듯한 홍차를 한 잔 마셔주면 좋겠다. 딱 이 곡이 그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입이 심심할 때는 연어캔디 같은 감칠맛이 나는 곡도 하나씩 숨어있다. (음~)


4. 피아노 소나타 1번 (Piano Sonata No. 1 in D minor, Op. 12)

이 곡은 쇼스타코비치가 19세에 쓴 첫 번째 피아노 소나타로, 전통적인 형식에서 과감히 벗어난 실험적인 작품이다. 총 6개의 악장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며, 감정의 흐름을 따라 자유롭게 흘러간다. 격정, 긴장, 냉소, 고요함이 빠르게 교차하는 이 곡은 마치 흑백 독립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기존 클래식의 틀을 깨고, 젊은 작곡가의 내부에서 솟구친 감정과 에너지를 거침없이 담아낸 이 작품은, 쇼스타코비치가 단순히 ‘사회주의 국가의 작곡가’가 아닌, 불안하고 예민한 예술가였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 소나타는 이제 너무 많이 먹은 뒤에 헐레벌떡 산책하는 모습같다. (키키키) 걷기는 싫은데 움직이긴 해야되니까 뒤뚱-뒤뚱- 띄엄-띄엄- 빠르게 걸음을 재촉하는 느낌이랄까??

768279d7d0f55e65d66a97be7d9cc6ed.jpg 재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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