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게 엄마가 알려준 사랑일까요?

사랑받은 만큼 돌려주는 사람이 되는 법.

by 박경현

태어남과 동시에 축복받고

삶을 영위하며 끝없이 갈구한다.


사랑….

사랑받기에 살아있고 살아있기에 사랑한다.


하지만 ….

대체 보이지 않는 그 감정이 어떻게 나에게 자리 잡을까….


단지 나에게 던지는 그 몇 마디 뻐끔임을 내가 믿을 수 있을까?


나조차 하지 못한 일을 네가 해줄 수 있을까?

언젠가 사랑함에 상처받게 된다면 나는 사랑받고 있는 게 맞을까?

.

.

.


가장 강한 것은

나를 꽉 끌어안아주는 너도 아니고,

네가 가져다준 세상도 아니다.


가장 강한 것은 바로 너의 말과 눈빛이었다.


너의 말은 가장 공허하고 따스했다.

너의 눈빛은 가장 날카롭고 힘이 셌다.


보이지 않는 건 들으면 그만이었고, 들리지 않는 건 느끼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 대상이 너라면 나는 바보가 된다.


그가 나에게 보여준 그 말들과 눈빛으로 일렁이기 시작한 나의 마음에

한번 물꼬를 튼 그 모든 것들은, 마치 끝없는 심해로 빨려가듯 끝없이 꼬리를 물고 또 물어

결국 처음 이 마음의 시초를 잊은 채 이곳이 어딘지도 잊게 만든다.


애초에 저 말들이 나를 사랑함에서 비롯됨을 망각한 채로.

아니 어쩌면, 그 모든 게 내 착각에서 시작되었다는 생각마저 들 때까지 깊게.


그 깊은 심해에서 나는 나를 발견한다.

그의 사랑이 이곳임을, 이것들임을 증명하려 발버둥 치는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곳을 빠져나온다 한들, 한 번 물에 빠져봤던 당신은

그 깊이를 알기에 더욱 조심스러워지고 이제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다.

상처받고 또 딛고 일어선 모든 흔적들은 숨기려고 애써도 숨겨지지 않는다.


웅덩이가 고인 곳에 처음 던져진 돌은

그 파장과 형태가 맑아 그 방울의 퍼짐이 뚜렷하기에

물결의 고통을 더욱 쓰라리게 안다.


하지만 이제는 흙탕물이 된 웅덩이는 더 이상 물결이 보이지 않는다.

상처받고 있는 순간마저도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보이지 않음에도 이제 알 수 있다.

그가 얼마나 아픈지….

그가 얼마나 사랑받음을 증명하려 애썼는지….

그렇다면 나는 이제 이 웅덩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

.

.

.

.

아니다.

애초에 이 질문부터가 잘못됨을 지적했어야 한다.


당신은 그저 맑은 웅덩이가 되고픈 게 아닌

끝없이 깊은,

당신이 빠졌었던,


바로 그 호수가 되어야 한다.

모든 이들을 수용할, 고통도 감내할, 사랑도 느낄….


웅덩이에는 아무것도 살 수 없다….

하지만 호수는 어떠한가


그 속에 시간이 지나면 작은 삶의 터전이 이루어진다….

그게 당신이다.


당신의 마음은 돌들이 파둔 구덩이가 점점 깊어져

비로소 깊은 호수가 되는 것이다.


그 호수에 담긴 생명들은 알 수 있다.

당신의 깊이를 당신의 세월을.


겉에서 보는 이들은 알 수 없는 걸 보여주면 된다.

그들은 안다.


당신의 가족, 친구, 연인들은 당신의 노력을 안다.

그게 당신이 보여줄 사랑이다.


당신의 끝없는 수용과 인내.


그리고 당신도 줄 차례이다.

작은 돌 하나와 주황색 금붕어 하나를.

tempImageLQvvvD.heic 사랑에 증거와 의심은 무가치하다. 무한함과 수용만이 나에게 가치를 가져다줄 것이다.

안녕하세요! 박경현입니다.

이번 달의 글은 '대가 없는 사랑의 시초.'에서 시작한 짧은 에세이를 준비했는데요.


차가운 세상에서, 무거운 하루들의 연속에서, 모든 일을 재단하고 저울에 올리게 됩니다.

그중 가장 저에게 어려운 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가치를 잴 수 없는 것,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것,

한없이 주어도 모자라고, 매일 받아도 갈망하게 되는 것.


제 사랑의 시작은 아마 어머니의 탯줄에서부터 시작된 것만 같습니다.

사랑의 근원을 찾다 보면, 그 속에는 그와 그녀,

그리고 내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제 글이 조금은 따뜻하고 위로가 되길 바라며, 이만 말을 줄입니다.


대학에서 도자 작업을 하며, 존재간의 위계에 물음을 던지는

박경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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