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은 마음도, 문장도 없다
매일 읽고 쓰는 삶을 동경하면서, 일주일에 두 번씩은 글을 올려야지 다짐한 게 고작 열흘이다.
미워하고 분노하는 사람이 글을 쓸 것 같지는 않다고 쓴 것도 고작 일주일이다.
그런데 두 문장이 벌써 위태롭게 흔들린다. 쓰고 싶은 마음도, 문장도 없다.
오늘 하루는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새벽 다섯 시, 엄마를 흔들어 깨우는 아기의 손을 뿌리쳤을 때부터였을까.
아니면 전날밤 바닥을 닦지도 않고, 빨래를 개어놓지도 않고, 아이가 소파에 그려놓은 낙서 자국을 지우지도 않고 잠들었을 때부터였을까.
개운하게 일어나질 못하니 마음속에 화가 삐죽 솟는다. 전날 닦아두지 않아 버석거리는 거실 바닥을 밟으니 짜증은 두 배가 된다. 평소였다면 연우가 화장실 문을 두드리며 엄마를 찾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었을 텐데, 오늘은 그마저도 없다. 짐보따리 내어놓듯 아빠 품에 억지로 맡기고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말렸다. 아빠 품에 안긴 연우가 눈물 콧물 쏙 빼며 통곡을 했다.
아이의 굵은 눈물줄기를 보고 나서야 아차 싶다.
꼭 안아주니 다시는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이 나보다 더 세게 끌어안는다. 방금 전 매정했던 엄마가 밉지도 않은지, 눈가엔 눈물방울을 그대로 달고서 해맑게 웃어준다. 금세 기분이 좋아진 아기가, 엄마에게 인심 좋게 배웅 인사를 해준다.
출근길 버스에 앉아 연우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아이가 깨울 때 바로 일어날걸.’ ‘울기 전에 한번 더 안아줄걸.’
아이는 그대로인데 내 마음에 따라 아이에 대한 사랑이 들쭉날쭉 하는 것만 같다.
사무실에 앉아 모니터만 보고 있을 때 남편에게서 아이의 등원 보고 카톡이 왔다. 오늘도 웃으며 어린이집에 갔다는 내용이다. 후회와 반성으로 가득한 답장을 남긴다. 어쩐지 날짜만 다를 뿐 어제도, 엊그제도 비슷한 내용을 보낸 것 같다.
‘오늘 집에 가서 잘 놀아줘야지.’
‘내일은 연우가 깨울 때 바로 일어나야지.’
오늘은, 진짜 진짜, 연우랑 잘 놀아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