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도 너무 많아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

by 오난난

'생각'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어떤 사람이나 일 따위에 대한 기억,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거나 관심을 가짐, 또는 그런 일이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 '생각'은 나를 선택과 집중에서 멀어지게 하는 방해물과 같은 존재였다.


작고 사소한 행동에도 의미 부여하기.


상대방의 입장이나 생각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레짐작하기.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기.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에 연연하기.


누군가 하는 말속에 다른 의도가 있지는 않는지 살피기.


팩트에 내 생각을 더해서 바라보기.


모두 다 나의 이야기였다. 하나씩 읊으며 늘어놓다 보면 한 페이지를 꽉 채우고도 남겠지만 몇 가지만 적어보았다. 그냥 부자면 좋으련만 '생각'이 붙어 생각 부자. 그게 바로 나였다. 물론 '생각'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 결정을 내릴 때도, 계획을 할 때도, 문제가 발생하면 방법을 찾을 때도, 우리는 생각을 해야 한다. 사소하게는 점심 메뉴를 고를 때, 심오하게는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할 때도 당연히 생각이 필요하다.


집중력이 좋은 편이라 책을 읽을 때는 옆에서 누가 나를 불러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책을 읽을 때, 영화를 볼 때, 드라마를 볼 때는 아무 생각도 올라오지 않았다. 위의 경우와 덧붙여 잠잘 때를 제외하고 내 머릿속은 항상 생각이 넘쳐났다. 상상이나 공상을 할 때도 있었지만 주로 나의 상황이나 문제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생각을 하다 보면 마인드 맵과 같은 모양새로 가지가 뻗어나가고 또 거기에 가지들이 생기며 끝도 없이 펼쳐졌다. '아, 이제 이 생각은 그만하자' 굳게 마음먹지 않으면 의식의 흐름대로 저 먼 우주까지 흘러갈 기세였다.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까지 가는지도 모르게 흘러가는 생각들이 종종 감당하기 어려웠다. 생각 주머니가 크고 생각도 많으면 좋으련만, 내 생각 주머니에 비해 내가 하는 생각들은 너무 많고 과했다.

그 많은 생각들이 어지러이 머릿속을 떠돌며 나를 괴롭히는지라 글로 옮겨보기 시작했다. 그냥 풀어내는 글일 때도 있었고, 마인드맵과 비슷한 형태의 모양을 띨 때도 있었다. 어떤 식이든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시각화된 사건이나 상황들이 단순해졌다. 눈에 보이니 정리하기도 더 수월했다. 글로 한번 써 내려간 생각들은 완전히 정리가 되지 않더라도 그 속에서 팩트나 요점을 뽑아내기에 용이했다. 생각 다이어트가 되는 셈이었다. 그렇게 기록된 내 생각들은 이미 그 임무를 다했기에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 그 덕에 머리가 맑아지니 기분도 한결 개운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떠오르는 생각을 멈출 도리가 없다면 몸을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작정 걷거나 뛰거나, 청소를 하거나, 운동을 하는 것이다. 복잡하게 어지러이 떠다니던 생각들이 조용히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은근히 집중을 요하는 청소나 운동도 시끄러운 머릿속의 버튼을 끄는데 탁월한 활동이다.


마지막으로 우선 그 생각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후에 그 결론이 바뀐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해결책이 반짝하고 떠오르지 않더라도 일단은 그 생각을 끝내는 것이다. 음, '이렇게 해야 하나 저렇게 해야 하나?' 하며 생각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자.', '먼저 이렇게 해보자.'등으로 더 이상 생각이 이어지지 않도록 생각을 끊어내는 것이다.


사람의 체력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몸이든 머리든 눈 떠 있는 모든 시간 가동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쉽게 지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수 없게 된다. 일을 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쉴 때는 열심히 쉬어야 하는 것처럼, 생각도 해야 할 때는 열심히 하고 쉴 때는 쉬어야 한다. 너무 많은 생각은 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많은 생각을 잘 정리하여 기록한다면 나만의 무기가 된다.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것도 결국은 생각 부자들의 힘이다. '생각 부자'라는 말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도 본인의 몫이다. 생각에 둘러싸여 이도 저도 못하는 생각에 치이는 사람이 될 것인지, 나의 생각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선택하여 행동으로 바꿔나갈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당연히 좋은 몫을 택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