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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ms Feb 12. 2019

스펙이 아닌 생각의 차이가
합격과 불합격을 가른다

미우나 고우나 팔아야 할 제품은 '나' 자신이다.

“모든 노력에는 보상이 따른다”는 속담이 있다. 시작부터 잘못된 명제다. 잘못된 노력, 일명 삽질에는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 올바른 곳에 자원을 투입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똑 같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도 천양지차의 차이가 나기도 한다. 


기본 개념이 채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양치기에 집중해도 고득점을 얻을 수 없다. 단순한 계산과 잡기에만 능할 뿐 복합적인 문제해결력과 통단원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들은 아무리 많은 문제집을 풀어내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응용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응용력은 기본개념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학습으로부터 시작되는데 반복되는 문제풀이에서는 결코 응용력이 쌓일 수 없다.


지원자들의 문제점도 유사하다. ‘자소서와 면접’라는 문제풀이에만 몰두한 결과 투입한 시간과 노력만큼의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실제로 자소서와 면접이라는 문제를 잘 풀기 위해서는 기본개념에 대한 철저한 학습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기본개념 보다는 눈에 잘 보이는 자소서, 면접, 후기, 인사담당자들의 말에 눈과 귀가 쏠린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를 진리인 듯 맹신하는 과정에서 ‘회사와 직무, 취업’ 중심적인 사고가 뿌리내리게 된다. 내 생각이 중심이 된 회사/직무에 대한 해석,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회사/직무/취업’ 중심의 정보조사를 통해 도출된 각종 키워드와 역량에 나의 경험과 색깔을 억지로 욱여넣는 과정이 반복된다. 외부에서 습득한 정보를 중심으로 생각과 주제가 제시 되기 때문에 자신만의 색깔은 찾아볼 수 없고, 억지로 도출된 역량에 나를 맞춰넣는 과정에서 지원자들의 생각, 주제, 자기소개서는 천편일률적인 기준에 수렴하게 될 수밖에 없다.
(스펙을 뛰어 넘는 자소서 中)




“언제 스트레스를 받는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엄마, 아빠 중 누가 좋은가”


간단한 질문을 지원자들에게 던져본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멘붕이 온다. ‘이 질문을 왜 하지?’, ‘뭐라고 답변해야 하지?’, 그냥 질문을 던졌을 뿐인데 취업의 상황을 상정하고, 단순한 질문 속에도 우주만물의 이치와 원리, 근원이 있을 거라고 상상한다. 나라면 “맥주 한 캔과 과자 한 봉지를 먹으면서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한다”, “밥을 해줄 때는 엄마가 좋고, 용돈을 줄 때는 아버지가 좋다”라고 진짜 내 생각을 답변하고 말았을 것을 지원자들은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느라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엄두 조차 내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저렇게 답변을 하겠다고 얘기하면 “정말 그래도 괜찮나요?!”라고 반문하기 일쑤다. 대체 왜 안 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게 지원자들은 모든 질문에 대해서 답을 생각하고, 답을 찾는다. 지원자들의 가장 첫 번째 문제다. “나의 부재”다. 나에 대한 이해도, 나만의 주관도 없다. 없다가 아니라 잊혀졌다가 맞을런지도 모르겠다. 나의 생각 보다는 타인의 생각, 그들(면접관, 현직자, 회사)의 생각이 중요할 것 같다는 강박 때문에 점점 자신의 에고(ego)와 목소리가 희미해져 간다. 당연히 나만의 색깔은 퇴색되고 개성을 잃는다.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인가”, “통신사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은 융합의 시작이다”, “통신사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다”, “세상의 변화는 통신사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얼핏 들으면 그럴 듯해 보인다. 하지만, 추가질문 한번이면 지원자들의 지식은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기술들은 무엇인가, 각각의 기술들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융합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통신사가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 통신사가 세상에 어떤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는 것인가”, SKT, KT, LG유플러스, 3사 모두 취준생이라면 앞다퉈 입사하고 싶은 최애기업이지만 앞서 언급된 추가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이들은 극히 손에 꼽는다. 지대한 관심을 갖고, 그 중요성을 실감한다기에 질문을 했을 뿐인데 돌아오는 답변은 “세상은 글로벌 시대고, 모두가 연결되어 있으며, 기술혁명을 통해 우리 삶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할 것이다”는 속 빈 강정 같은 말만 되풀이한다.


“산업/회사에 대한 이해 부재”다. 이 회사가 최고다. 전망이 밝다. 성장성이 높다. 는 식의 감탄과 수식어만 가득할 뿐 이를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명사형 표현은 찾아볼 수 없다. 취업에 대한 간절함이었을 뿐 ‘산업/회사’에 대한 진정 어린 관심은 거짓이었음이 단박에 들통나는 순간이다. 관심을 '관심'이라는 단어로만 드러냈을 뿐, 이 지원자가 정말 관심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포인트는 없다.



“인사업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마케팅 업무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직무에 대한 문제도 비슷하다. “인사는 사람을 채용하는 일이다.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뽑아야 한다”, “마케팅은 적절한 프로모션을 통해 판매를 높이고, 고객의 관심을 끄는 일이다” 이름만 보고 관심을 갖게 된 직무를 덥석 골라놓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직무에 대한 아가페적 사랑을 실천한다. 지원자들의 맹목적인 로열티는 높게 사는 바이나 근본 없는 추종과 사랑은 결국 실패로 끝날 뿐이다. HR의 목표와 기능, HR을 구성하는 HRM과 HRD의 차이와 각각의 역할도 채 파악하지 않았고, 품질관리가 단순히 제품의 불량률을 줄이는 업무라고만 할 뿐 품질경영, 품질관리, 품질보증으로 업무 영역이 구분되며 실제로 '제품의 품질' 그 이상의 영역을 포괄하는 전사적인 업무라는 것은 알지 못한다. 검색 조차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수박 겉핥기 식,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사전적 정의만도 못한 피상적인 이해로는 초등학생도 속일 수 없다. 하물며 어찌 십수년 이상을 회사 짬밥을 먹어가면서 전투력을 키워온 현직자들의 눈을 속일 수 있겠는가. 


대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 없이는 얄팍한 눈속임도 불가능하다. 세번째 문제점,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에 대한 정확하고 깊이 있는 이해의 부재'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지원자들의 '나/회사/직무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다. 많은 지원자들이 자소서와 면접이라는 의미 없는 문제풀이에만 몰두하여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했다. 나, 산업/회사, 직무라는 기본개념/요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을 자각해야 한다. 절대 스펙과 경험의 문제가 아니었다.


취업은 '나'라는 제품을 '기업'이라는 고객에게 판매하는 과정이다. 무작정 고객 앞에 제품을 들고나가 가격을 제시하고 무책임하게 '구매해주세요'라고 떼를 쓸게 아니라 '이 제품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또는 '왜 이 제품이 너라는 고객한테 필요한지'에 대해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설득해나가는 세일즈가 바로 취업의 과정인 것이다. 여러분들이 팔릴 수 있을지 없을지, 비싸게 팔릴지 싸게 팔릴지는 여러분들에게 달려 있다. 무작정 ‘저 정말 당신이 원하는 최상급 제품이 되기 위해서 살아왔어요’라고 부르짖을 게 아니라 ‘저라는 제품은 다른 제품과는 달리 이런 매력이 있답니다. 당신에게 이런 이유에서 반드시 제가 필요할 거에요’라는 나만의 세일즈 논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스펙을 뛰어넘는 자소서 中)


아직 늦지 않았다. 관점을 바로잡고 올바르게 노력하면 “모든 노력이 합격과 연결”되도록 할 수 있다. 지금부터 꾸준히 나, 회사, 직무라는 기본개념을 쌓고, 고민과 사유를 통해 단단한 기본기를 만들자. 기본기가 탄탄할수록 변화무쌍한 “자소서와 면접”이라는 문제도 충분히 잘 풀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자. 다음화에서는 취업의 기본개념, 나/회사/직무 3요소에 대한 개념과 이해를 어떻게 쌓아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풀어본다.



O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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