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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May 12. 2016

왜? 사냐고 묻거든...14

중년의 커피뽑기

아침잠 많은 제가 커피가계를 열고 2년 가까이

아침 문여는 시간을 단 한번도 지각한 일이 없습니다.


우리가계는 아침 9시에 열고 저녁 10시에 닫습니다.

거의 모든 시간을 가계와 함께 한다고나 할까요.


보통 카페들이 몇시에 여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10-11시경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침 9시에 문을 연다고 딱 9시에 맞추어 나오지 않습니다.


평균 8시30가량이면 가계에 도착합니다.

나이가 들며 느끼는 한가지는 아침잠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알람시간보다 1시간 가량 먼저 눈이 떠지니 어찌된 일인죠?


예전에 돌아가신 할머님과 저녁을 먹으며 가끔 할머님께서 밥숱사락을 들고 조시는 모습을 보며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가 그렇게 되어가고 있으니 참 세월이... 쩝!

피곤해 하며 아침에 깨서도 이불속에서

 "난 피곤하니까 더 누워 있어야 돼!" 라며 일부러 뒤척여도 봤지만

그러느니 차라리 일찍 일어나 아이들 아침챙겨주고

좀 더 일찍 가계에 나가는게 났겠다 싶어 이불을 박차고 일어납니다.


아침에 일찍 출근한다고 매상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가끔은 아래가계 가려다 문이 열렸다며 들어오시는 분들이 있긴 하지만 한달에 끽해야 한 두번 정도.

이렇게 일찍 나오니 글도 쓰고 책도 봅니다.

장사는 모든게 손님위주로 돌아가다보니 글을 쓰다가도 책을 보다가라도 멈추고 손님을 맞아야 합니다.


하루에 앉았다 일어났다 한 횟수가 얼마일지 모르지만 수도 없이 반복해야 합니다.

맥이 끊긴다 했던가요?

오히려 끊긴 곳을 거슬러 올라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오늘 아침도 가계문을 여는동안 어떤 분이 자신의 프라스틱 음료수병에 물을 좀 달랍니다.

드렸습니다. 정수기 물 한 잔 드리는게 뭐가 어려운 일일까요!

아침 첫 개시도 하기전에 공짜물을 주면 하루종일

이런사람만 올까봐 걱정되서 못줄까요?

 아예 이런 미신같은데 신경을 쓰지 않는습니다.

자꾸 이런 쓸데 없는데 신경쓰면 진짜 신경써야 할 곳에 신경을 못쓰게 되기 때문입니다.


가계문을 열고 오픈준비가 끝나면 잠시 무릎을 끓고 기도를 드립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돌아가는 일상가운데 나 자신을 지키고 마음을 새롭게 하는데 꼭 필요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살기가 참 어렵다는 것을 나이가 들수록 더 느끼기 때문입니다.


부모님. 아이들. 하루매상. 손님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또 하루의 긴 시간 지치지 않기 위해서.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커피 한 잔을 통해 손님들의 마음에 위로와 평안이 전달되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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