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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May 26. 2016

왜? 사냐고 묻거든 26

중년의 커피뽑기...

주말이 되거나 긴 연휴가 시작되면

전 늦잠을 자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가계로 나옵니다.


장사를 시작하고

가장 힘든것은 가족들의 희생입니다.


어머님은 어머님대로 마음이 편치 않으셔서 아들 챙기신다고 안절부절하시고 저는 저대로 ...그렇고 아이들은 주말이나 연휴인데도 가족이 어딜 놀러 갈 수도 없기에 긴 시간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친구를 만나고 게임을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저 역시도 사춘기 시절 부모님이 장사를 하셔서

가계에 나가 돕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어린이날이면 지하철이나 버스가 공짜였습니다. 공짜라고 막 타고 돌아 쳤는데..)


그런데 부모가 되고 보니 이렇게 긴 주말이나 연휴가 되면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아이들 잘 먹이고 교육시키자고 장사를 하는데

그렇다고 잘 먹이거나 교육도 제대로 시키지 못하는것 같고 좋은 음식도 못 먹인것 같습니다.

(근데 아세요. 이 일이라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그렇게 라도 지낼수 없다는 걸요.)


어느날 저녁 퇴근하며 마트에 들려 장을 보는데

문뜩 바라본 장바구니에 잔뜩 담긴 일회용 음식들을 보며 가슴이 무너져 내리더군요.


"이게 뭐야!"


자주 어머님께서 이런 저런 밑반찬을 만들어 주시지만

아이들끼리 잘 챙겨먹지는 않는듯 합니다.


중년이 되니 눈물이 많아 집니다.

뉴스에서 부모가 자식들에게 보내는 영상편지를 보는데

눈물이 나고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을때도 가슴이 찡합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막내는 자기방에서 동영상보고 있고 큰딸은 쇼파에 누워 드라마 보고

둘째는 자기방에 누워 영화를 봅니다.


막내가 "오늘 많이 파셨어요?"

라 하면 "아니 오늘 별루였어"


엘레베이터안에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합니다.

아이들 보면 웃어줘야지.


근데 저러구 있는걸 보면 웃음이 싹 가시네요.


"방 좀 치우지! 빨래는 왜 않겠니?..."

"넌 일어 공부만 넘 열심히 하는거 아니야"

"고생한 보람이 없네" 힝


손님들에겐 무한한 웃음을 주면서 정작 우리 아이들에게는 피곤하다란 핑개로 웃음에 인색했네요.

나중에 시간이 흘러 아이들에게 전 어떤 아빠로 기억 될까요?


사람 사는거 다 한치걸러 두치라지만 어쩔뗀

이건 아니다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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