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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May 03. 2016

왜? 사냐고 묻거든5...

중년의 커피 뽑기

아침은 주로 한가합니다.

이 글도 가계에서 오전중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 쓰고 있네요. 조용한 오전 가만히 앉아 있으면 여러 소리들이 들립니다. 커피머신에서 물이 끓는 소리. 쇼케이스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 온수기에 물이 뚝뚝거리며 공급되는 소리. 문 밖에 차들과 사람들의 이야기소리... 사실 이런소리가 묻힐정도로 장사가

잘되야 하는데 어디 그렇게 되면 빌딩사겠지만 대한민국 자영업자 대부분이 월세에 인건비 물건값 운용비등등을 빼고 자신의 인건비라도 가져가면 좋으련만 어떨땐 그마저도 힘들때가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그에 합당한 보상은 힘듭니다.

텔레비전에서 서민갑부란 프로그램을 보면 부러워 죽겠네요. 궁극적으로 남편이 커피를 하고 아내가 다른직업을 갖던지 아님 둘다 커피에 매달려 인건비를 제로로 만들던지 하지 않으면 운영하기 어렵습니다.

커피장사는 낭만과는 거리가 멉니다.

처음 커피전문점을 한다 했을 때 한 친구가 알바생중 잘 생기고 키큰 사람으로 세워 놓으면 매출이 오를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커피먹는 손님 대부분이 여자인데

잘생긴 총각이 커피뽑아주면 매상이 오른다는 것이라는 계산 때문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지금까지 시도해보진 못했지만 거기에는 숨은 복병이 있습니다. 알바생들이 주인같이 일을해주면 좋지만 다른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바 때문에 미치겠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도시지역에서는 조심해야 할 알바들을 서로 공유 할 정도니까요. 오픈 알바가 전날 술 먹고 오픈을 않해 손님에게 전화오고 . 가계물건을 자기것처럼 막 먹고 .

돈에 손을 대는 알바까지 있다보니 사람 무서워서 장사하기 힘들단 말이 나올 법도 하죠.

그래서 결국 가족경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일을 하려는 사람은 일자리가 없다고 말하고. 일을 시키는 사람은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슬픈 현실입니다.

알바가 아무리 잘 생겼어도 주인의 손맛을 따라 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한 커피가계가 문을 닫는다 말했습니다. 그 가계는 알바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을 하고 주인은 잠깐 나가는 구조였습니다. 실패의 원인이야 여러가지 겠지만 알바만 믿고 가계를 맡긴 것도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요.

믿을만한 좋은 사람과 파트너가 되어 한가지 목표를 향해 가지 않으면 어떤 경영이든 힘들기 마련입니다.

아이템이 아무리 좋아도 함께 일 할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이 없다면 잠시 접어두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우리가계는 문열때부터 닫을때까지 제가 자리를 지킵니다. 커피뽑는 것이 육체적인 중노동은 아니지만 좁은 주방에 하루종일 있다보면 답답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저런 각오를 하고 시작해도 생각하지 못한 일들로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런생할 이제 지겨워서 못하겠다."라고 가계를 정리하기도 합니다. 저야 어떤 대안이 없기에 여기에 목숨을 걸지만

"대충하면 되겠지"란 생각으로 뛰어 들면 문닫기 십상입니다. 우리가계는 이모라고 부르는 직원여자분이 계십니다. 어머님 수양딸이신 분인데 어머님 장사하실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와 인연을 맺은지 십수년입니다.

돈을 벌려고 일을 하기 보다는 일을해야 건강할 수 있을것 같아 일을 하는 분이죠.

가 인복이 있는건지 모르지만 우리집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계신 분이고 하루 이틀 알고 지낸분이 아닌지라 일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손님을 대하는 태도 또한 최고인 분이죠.

그냥 제가 없으면 그분이 주인인 줄 알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어머님은 절대 자리를 비우지 말라 하십니다. 그 이유는 주인이 항상 자리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렇듯 개인사업은 보통의 각오로는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대단한 각오를 하고 뛰어 들어도 여러가지 변수로 소위 때려치우고 싶은 일이 반드시 생깁니다. 얼마전 퇴직후 치킨집을 열고 신통치 않아 아내와 책임문제로 서로 싸우다 이혼한 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부정적인가요?

지금 밖에는 비바람이 칩니다. 이런 날은 장사가 별로입니다. 우산들고 커피잔까지 귀찮거든요.

대한민국에서 중년은 해볼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희생과 고민에도 한번 해보겠다란 용기가 나신다면 "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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