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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May 05. 2016

왜? 사냐고 묻거든...7

중년의 커피뽑기

아주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커피전문점에서는 밥을 어떻게 해결 할까요?

알바가 여러명이라 시간을 정해 돌아가며 먹으면 좋지만 대부분 영세한 개인카페나 작은체인은 컵라면이나 김밥으로 때우기 일쑤입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정작 밥같은 밥을 먹지 못합니다.

아침은 아이들 학교 보내며 대충 먹고 나와

가계문 열고 대략 4-5시간을 점심먹기 전까지

견뎌야 합니다.

 저는 배고프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짜증이 나는 스타일이라(남자들이 대부분 그렇치 않나요?)

그래서 그런지 되도록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려 하는데 손님이 오게되면 일어났다 앉았다를 여러번 반복하다 보면 짜장면은 불어 터지고 밥은식어

 빠지기 일수였습니다.

가끔은 이게 뭔짓인가? 생각하다가도

 "장사꾼이 다 그렇치 뭐"라고 마음을 바꿈니다.

처음에는 주위에서 이것 저것 배달음식을 시켜먹었습니다. 몇 번 시켜먹다보니 처음엔 매일 외식하는 느낌이라 좋다가 결국 마땅치 않아지고

결국 "오늘은 뭐먹지?" 고민하게 되더군요.

또한 식대도 만만치 않고요.

그러다 결국 어머니께서 반찬을 해다 주시고 작은 밥통을 놓고 해 먹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손님들이 마시는 테이블에서 몇 번 먹다가 눈치도 보이고 불편해서 커피머신과 계산대사이 1미터 정도 되는 공간에서 목욕탕 의자 갖다 놓고 점심과 저녁을 해결합니다.

어떻게 보면 처량해 보일 수 있지만

뭐 . 큰 문제 없습니다.

혹여 손님들이 음식 냄새로 불쾌감을 느낄까 그게 걱정이지만 여기가 지방이라 그런지 몰라도 대부분 "식사중이시구나! 다 드시고 천천히 주세요."라며 이해해 줍니다.

여기서 문제!~~

손님들은 생각보다 관대하다. 아니면 그렇치 않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처음에 커피전문점을 내고 일머리가 없고 서툴렀을 때

한 연인 손님에게 카페모카를 만들어 휘핑까지 얻어주고는 정작 커피를 빼먹는 큰 실수를 했습니다. 손님은 떠나고 그제서야 샷잔에 커피를 발견했네요.

부랴부랴 다시불러 커피를 부어준 적이 있습니다.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속으로 웃었을 겁니다.

그때 그 손님은 단골이 되어 지금도 우리가계를 찾아주십니다.

 요즘같이 계절이 바뀌는 때는 정말 조심해야합니다. 뻔히 아이스를 시켰는데 핫을 뽑는 일들이 발생합니다.

 그럴때 손님들의 반응은 대부분 "그냥 주세요." 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바꿔 주세요."라고 하면 잘못 나간음료도 드시라고 하고 새로 만들어 드립니다.

그러면 손님은 "아싸. 개이득!" 외치며 좋아라 하십니다.


우리가계는 대학병원에 속해 있는 의과대학이 인접해 있어 의대생 손님이 30%정도를 차지합니다.

학생들이 일반손님들 보다 관대한듯 합니다.

손님 대부분인 80%가 두번이상 찾아준 단골이고 나머지는 첫 손님입니다.

커피값이 저렴해서 다른 서비스는 기대하질 않아 더 관대해지는지는 몰라도 손님들은 주인인 저보다 더 관대합니다.

불현듯 예전에 손님으로 식당이나 옷가계를 드나들 때

제가 진 상 짓을 한듯해 회개하게 되는 밤입니다.

"오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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