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소리
불만의 시작
상무님이 말했다.
"술을 자주 마시면 힘들지 않니?"
내가 대답했다.
차에 기름을 넣으면 앞으로 가잖아요.
입에 소주를 넣으면 앞으로 가더라고요.
스트레스를 육체적 스트레스로 정신적 스트레스로 나누는 거죠.
"참내."
늘 그랬었다. 일이 끝나고 지치면 술을 마셨다. 쌓인 불만을 육체에 정신에 골고루 나누었다. 그 불만은 곧대로 몸에 쌓였다. 턱아래 가둔 불만은 점점 밑으로 내려가 덩치를 이루었다. 그렇게 살아왔다. 그렇게 시간은 버텨왔다.
100
나를 알던 사람들은 말한다.
"아직도 술 많이 먹어요? 다이어트 안 해요? 운동하면 좀 나을 텐데."
나는 대답한다.
빼긴 빼야죠. 그래도 100은 찍어봐야지. 몇 프로 빠졌는지 계산하기 쉽잖아.
"참내."
어느 날 깨달았다.
첫 번째, 사람들이 꽤나 호의적이다. 빗말일지 언정 그래도 이전 모습을 기억한다는 것을. 굳이 할 말은 없지만 공허한 걱정정도는 되지 않을까?
두 번째, 시간과 무게의 기울기는 점점 고원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더 찌울 능력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단지 건강만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다.
결심했다. 운동을 해야겠다. 쌓여있던 독소와 불만을 끄집어내기로 마음먹었다. 매일 아침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먹는 것을 조절했다. 술을 먹지 않으려 다짐하고 다짐했다. 사실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단지 술을 먹기 위해 먹는다. 또 고기보다 채소를 좋아한다. 술을 먹기 위해 고기를 먹었다. 술을 먹지 않으니 자연스레 식단도 바뀌고 살도 빠지기 시작했다. 두 달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람들이 말한다.
"살이 많이 빠졌어요. 진짜 운동하나 봐요."
"왜르케 밥을 안 먹어요. 그러다 요요 올 수도 있어요."
참내.
내 맘 같지 않은 세상
세 번째, 차에 기름을 넣어도. 경유 휘발유 고급유 많다. 소주 말고 막걸리를 넣으면 어떨까?
일은 언제나 바쁘다. 하지만 유독 더 바쁘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소주에는 칼로리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고 칼로리가 투명하진 않겠지. 알코올은 지방 분해를 방해하니까. 간은 모조리 알코올만 분해하려고 한다. Ctrl Alt Delete로 끌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결정했다. 칼로리가 투명한 막걸리를 먹기로 했다. 밥도 잘 안 먹으니 적당한 탄수화물로 1병 정도는 괜찮았다.
그래, 그렇게 막걸리 한 병을 택했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금 놓였다. 허기를 달래며 마시는 그 하얗고 탁한 액체는, 마치 세상의 혼탁함까지 잠시 씻어주는 것 같았다.
식탁 앞에 앉아 비틀린 자세로 마시는 막걸리는,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의 기계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모니터에 박힌 마감 기한도, 끝없는 메신저 알림도 막걸리의 도수 속에서 점점 흐려졌다. 물론, 이것이 해답은 아니다.
그래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에게 작은 평화가 필요했다. 평화는 늘 크고 거창하지 않다. 가끔은 고요한 밤, 창밖의 가로등 불빛 아래서 혼자 마시는 막걸리 한 병이면 충분하다. 아무도 묻지 않는 시간,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공간에서, 남은 잔의 막걸리는 내게 말한다.
" 잘 참네."
불만은 불만을 낳고, 눈 녹듯이 녹혀도 많이 오면 쌓인다. 가는 것은 결국 불만이고 아웃풋 마저 완벽한 축적이다. 터빈 엔진은 턱인 그리고...부하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