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사랑은 끝이 났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네가 화났던 그 날,
나에게 말 한마디 해주지 않던 그 날,
그저 한 마디만 해주길 바라며 너를 기다린 그날.
따뜻했던 커피마저 식어버려 너를 겨우 만났다. 놀랜 모습으로 나에게 말을 했었지.
"너 뭐야. 나 기다렸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바라보았다.
"누구 생일이야? 케이크는 뭔데?"
"병원 갈 거야. 나 기다린 거면 빨리 따라와."
생각대로 그녀가 입을 열었다. 기쁜 마음으로 지긋이 쳐다봤다.
그 후로도, 우리는 수 없이 부딪혔다. 그때마다 난 말 한마디에 집착했다. 그녀가 말을 하면 화가 풀렸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어이가 없어서, 때로는 애쓰는 모습이 가상해서 웃으며 받아주었다.
지독한 싸움 끝에 우리는 지쳐버렸다.
나는 여행을 떠났다. 아주 멀리 북쪽으로 떠났다.
그곳에는 오랜 친구 에스키모가 살고 있다.
그는 항상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
지금 보고 있는 빙산은 고작 10%에 불과해.
해수면 아래에 있는 얼음덩어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
나는 그녀의 화를 풀었지만, 아직도 그녀가 화난 이유를 모른다. 사실 그녀를 잘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