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시작은 일요일이야."
"무슨 말도 안 되는. 월요일이지 바보야!"
그들은 아무 이유 같지도 않은 이유로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서로의 지식을 총동원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었다.
- 달력을 보면 일요일부터 시작한다.
- 월화수목금토일이라고 표현한다.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며, 자기 말이 맞다며 논쟁을 벌이고 있었고, 급기야 진 사람이 술 값을 계산하기로 했다.
한 주가 언제 시작한 들,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얼른 싸움을 중재하기 위해 인터넷에 검색을 하였다. 익히 들었던 날짜와 시간과 관련된 데이터 교환을 다루는 국제 표준화 기구 (ISO)를 검색하고,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결과는 월화수목금토일이었고, 한 친구가 술값을 계산하면서 갑론을박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일요일 아침 나는 눈을 떴다. 술을 마신 것 치고 이른 시간에 일어나 노래를 들으며 커피를 마셨다. 보통 주말의 일상은 약속이 없으면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시간을 보내며 지낸다. 한 주간 있었던 일을 곱씹으며, 월요일이 오기를 기다렸고, 때로는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을 준비하기도 했다. 문뜩, 어제의 논쟁이 떠올랐고, 일요일은 그저 흘러가는 시간 틈에서 자신의 삶의 방식처럼 느껴졌다.
얼음이 반쯤 녹아질 때쯤, 지난 일주일과 앞으로 쓰일 일주일에 대해서 기록하기를 시작했다.
밀린 일기를 쓰고는 친구들과 만나며 웃고 떠들었지만, 무엇 때문에 웃었는지는 모른다. 뭔가 모르게 허무했고 헛헛했다.
이제 쓰일 일기는 그 날이 오기를 바라며 학수고대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며 한 주를 정의했다. 밀린 일기의 헛헛함이 꽤나 가셨다.
흘러가는 시간들을 멈출 수는 없으니
다만 우리 지금 여기서 작은 축제를 열자.
많은 날이 흘렀지만 변하지 않았음을
힘겹던 날 웃어줬던 한 장의 추억처럼
아침이 주었던 여유가 끝나갈 무렵, 나의 행복한 일주일은 그렇게 끝이 났고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