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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단상]엄마라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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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쿨자몽에이드

아기는 이제 돌이 갓 지났다.


그런데 돌이 지나고 아기가 돌변했다.


언제나누워서 잠들던 아기가 누워서 재우려하면 난리를 치며 운다. 그래서 2주넘게 매일 밤 강제 드라이브를 나갔다. 차에타면 20분내로 곯아떨어지니까.

그러다 이제는 아기띠를 하고 안겨서 잔다.

아기띠를 하면 정말 1분내로 잠들때도 많다.

10킬로 넘는 아기를 매번 안아재우기란 어려운 일이다. 나도 40킬로 남짓 밖에 안되니까.


밥을 먹이는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는데 밥을 안 먹으려하고 뱉아내기까지 한다. 치즈도 소고기도 김도 소용없다. 고구마는 먹는다.


마음대로 안되면 즉시 고성으로 운다. 하루에도 열번은 되는거같다. 대신 맘대로 되면 즉시 그치고 웃는다.


밤에자다 자꾸 깬다.

새벽 2시부터 6시사이에 깨서 3시간을 잠못들고 본인도 힘들어한다. 나도당연히 깨어있다. 엄마는 자라고? 불가능하다. 아기가 계속 내 얼굴, 몸통등에 온몸으로 덮치며 치댄다.


엄마이외에는 아빠조차 아기를 달랠 수 없다.

특히 자다깨면 아빠는 무용하다. 오직엄마만찾는다. 엄마가 나타나면 바로그친다. 엄마가 옆에 올때까지 10분이고 20분이고 목놓아운다


낮잠이든 밤잠이든 깨면 늘 씽긋웃어주는 아기였는데 요즘은 깨면 운다. 일어나서 엄마가 화장실가면 또 운다. 새벽에도 엄마가 화장실가면 지고있었던거 같은데 따라나온다..



.....등등. ..


정말 새벽에도 몇번을 깨고 몇시간씩 깨어있는건 너무 힘들다. 나는 진짜 힘들다.


그런데도 아기는 여전히 귀엽고 어쩌면 더 귀엽다.


며칠 전에는 남편이 회식한다기에 정말 절망감이 들었다. 아기가 오후 3시반에 낮잠에서 깨자 정말 막막했다. 놀기도 재우기도 밥먹이기도 어려운 이 시점에 혼자 밤까지 보라고? 정말 절망감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 순간 아기가 애교를 부리는 것이다. 정말 순식간에 절망감이 사라졌다. 어떻게어떻게 밤까지 혼자 버텨냈다. 신기했다.


미얀마에 대규모 지진이 나서 아기들이 고통받고있다는 기사를 봤다. 가자지구나 시리아 전쟁, 아프간,우크라이나관련 뉴스를 봐도 아이들이 마음에 밟힌다.


아기들도 그렇지만 그 아기들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엄마들이 너무 안됐고 마음아프다.

아프리카구호요청광고가 나오면 등장하는 아기안은 엄마들의 찢어지는 마음이 전해진다.


우리아기가 돌을 기점으로 나를 무척 고되게하지만 그냥 아기를 비교적 평화로운 환경에서 키울 수 있는 현재 자체에 감사하다.


내 손을 너무나 소중하게 그리고 손가락 끝이 하얗게 될 만큼 양손으로 꼭 쥐고 잠드는 아기..초저녁부터 아무것도 못하고 아기에게 붙잡혀 화장실도 참고 씻는 둥마는 중 히고 붙잡혀 지금도 불 다 끈 어두운 방안에서 시력에 손상을 입어가며 글을 쓰는 처지지먄 내 손 하나로 깊은 안정감을 느껴주는 아기에게 고맙다


애정이라는 것은 내가 준만큼 상대가 받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굉장히 주관적인 부분이라 내가 아무리 애정을 쏟아도 아이는 애정결핍이 될 수 있고 또 내가 적당히 쏟아도 아이는 충분하다 느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내가 듬뿍쏟는애정을 우리아기가 충분히느끼고 또 충분하다고 느끼면서 자라줬으면 좋겠다.


아기를. 키위보니 알겠다.

진짜 무한한 애정과 희생, 특히 엄마의 희생이 있기에 아이들이 제대로 자랄수있는거구나. 절대 아빠가 대체할 수 없도록 아이들은 엄마에게만 요구하는 것이 많구나.이건 아빠가 대신하려고 해도 아기가거부하니 도리가 없는거고 한 인간이자라는데 정말 엄마의 희생이 엄청크구나


엄마만 희생하고 아빠는 논다는 뜻이 아니다.


그냥 생명체는 기본적으로 엄마를 찾도록 설계되어있는거같다. 그 요건이 충족이안되면 어쩔 수 없이 다른 대상에의지하더라도 기본값은 저런거같다고 심히 느끼는 요즘이다


더불어, 우리엄마가 생각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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