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터키 카파도키아 색다른 체험 4륜차 투어

이걸 내가 왜 지금에야 해보는거지?

by 박sb

나는 왜 그 동안 카파도키아는 지하도시와 벌룬, 요정굴뚝 처럼 생긴 협곡 이런 것만 있는 줄 알았지?

신나는 클럽, 화려한 문화생활, 북적거리는 인파 속에서 활기차게 거리 누비기,

이런 것들만 조금 양보한다면 카파도키아는 소도시도 아닌 대도시도 아닌, 나에게 완벽한 곳이다.

소도시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정겨운 사람들 이런것들이 매력적이긴 하나 오래 있다보면 지루할 수 있다.



카파도키아는 정확하게 도시 이름이라기 보단, 지역 이름이다.

아바노스, 우루굽, 네브셰히르, 카이세리, 괴뢰메 등 여러 소도시가 있는데, 이 중 관광객들이 가는 곳이 괴뢰메이다.

코코케이브cococave 호텔, 지도 협찬 감사합니다 ♡



괴뢰메는 시골냄새 나는 소도시이긴 하지만 의외로 곳곳을 다녀보면 재밌는 곳이 많다.

관광객들이 항상 드나들고 하다보니 한적할 틈이 없다.


보통 괴뢰메에서 인기있는 관광상품은 벌룬투어, 로즈투어, 그린투어이다.

로즈투어는 카파도키아 협곡을 투어하는 것이고, 유명한 데린쿠유 지하도시를 방문하는 것이 그린투어이다.

터키 문화부에 따르면 데린쿠유는 B.C. 8세기와 7세기에 프리지아인에 의해 건설되었다고 한다. 지하도시는 로마시절 기독교인이 박해를 피해 은신했다하여 유명하지만, 그 보다도 훨씬 이전에 지구 홍적새 기후 격변기에 사람들이 처음 거주했다고 고고학자들은 전하고 있다. 그 때 살아남은 사람들이 4개의 강(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기타)이 시작하는 지점에서 문명을 일구었다니, 일리있는 말인 것 같다.

http://www.atla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68


카파도키아의 벌룬


어짜피 벌룬은 포기한지 오래다.

예전에는 16~35만원 정도의 고가가 무서워서 안했지만, 지금은 5만원~7만원 한대도 못하겠다.

그 추운 새벽4시에 일어나야 하는 것도 귀찮고, 벌룬 타고 높이 올라가는 것이 무섭기도 하고 그렇다.




대신 뭐 안해본게 없을까? 하고 보니 ATV가 눈에 띄었다.

ATV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4륜차이다.

예전에도 태국이나 동남아, 사막도시 같은데 있긴 하나 한번도 해보질 못했다.

3시간 정도에 150리라 (18000원 정도)면 저렴한 것 같다.


여행을 다니려면 오토바이도 배워놔야 하나보다.

인도 고아 같은 해변 관광지는 대중교통이 없고, 오토바이를 대여해서 다닌다.

오토바이 하루 대여료는 한화 1만원 정도다. 자국 운전면허증도 제시해야 한다.

뚜벅이 신세로 걸어다니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유럽 거리에서는 자전거는 타고다녀도, 오토바이는 별로 없는데 이곳에서 보니 유럽사람들은 어찌나 남자고 여자고 오토바이를 잘타고 다니는지. 대체 저 사람들은 언제 배워서 저리도 능수능란 잘 타고 다니는거지?

나도 오토바이를 배워봐야 겠다고 한 번 타봤는데, 몇m 가지 않아서 그대로 고꾸라 지고, 그날 난 내 인생에 다신 오토바이는 없다고 선언했다. 이거 목숨까지 내놓고 여행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sticker sticker



그런데 4륜차라면 왠지 시도해볼만 하다.

그날 한 팀으로 모인 인원은 나 포함 3명, 독일커플과 나 이렇게 셋이다.

처음엔 가다 멈추다 가다 멈추다 이렇게 해서 뚜벅뚜벅 갔지만

그렇게 얼마간 연습해가면서 달리고 나니 점점 실력이 늘어 씽씽 탈 수 있었다.


우릴 따라다니는 가이드 2명, 한 명은 큰 덩치에 징기스칸의 후예처럼 생겼다.

다른 한 명은 작고 마른 체격에 과묵한 편이다.

나는 아이처럼 작고,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인생은 항상 반대로 간다.

뭐 내 인생은 원래 이래왔으니 새로울 건 없다.

그렇게 해서 징기스칸의 후예같이 생긴 가이드가 앞서가고, 난 그 뒤를 따라갔다.

그는 답답하게 운전하는 나를 한번도 찡그리지 않고 잘도 데리고 다녔다.

아무리 둘러봐도,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도, 여리여리하게 생긴 곱상한 처녀들도 나보다 더 못타는 사람이 없다.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 이거 안해봤으면 엄청 후회할 뻔했다.

순간 저 가이드들이 부러워졌다. 나도 이거 매일 할 순 없을까?

나는 왜 그 동안 유적지나 명소만 보러다녔을까?

카파도키아 협곡 구석구석 한적한 곳까지 다녀보니 카파도키아가 이래서 매력이구나를 알 수 있다.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에 다시 ATV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보니 탁자 위에 TIP박스가 활짝 열려있었다.

나는 가끔식 동물들과 대화해보려고 시도하긴 했어도

저렇게 무생물체의 목소리는 처음이다. 게다가 그것은 아주 쩌렁쩌렁 말하고 있었는데,

"빨리 돈 넣어주세요, 당신 데리고 다니느라 고생했다구요!"

분명 그 TIP박스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sticker sticker

티타임 하러 들른 카페의 옥탑에서
티타임 하러 들른 카페의 옥탑에서


티타임하러 들른 카페, 사진찍는걸 반기는 터키인들

https://www.youtube.com/watch?v=pRmU1rme5ic



<작가 인스타그램>

유럽, 중동, 동남아, 남미, 인도, 터키 해외 여행사진

https://www.instagram.com/andsahara/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해하기 힘든 터키인들의 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