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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쿠르드 문제가 중요한 이유

난 널 포기못해

by 박sb

쿠르드족은 4개 나라에 걸쳐 분포한다.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

그 중 가장 많은 수가 터키에 거주하고 있다.

인종적으로는 아리아인으로 이란과 가장 비슷하며, 그들의 언어도 현재까지 살아있다.

터키 동부 즉, 유명 관광지 샤흐마란의 고향 마르딘, 에덴동산의 기원으로 추정되는 반호수, 거대 석상의 말라티야(넴룻산), 캐밥의 고장 아다나, 아브라함과 욥의 도시 샨르우르파(하란) 이런 지역이 대대로 쿠르드인의 거주지역이다. 이곳에서 신석기혁명, 청동기문명, 철기제국이 발전했고, 역사책에는 차탈훠익, 히타이트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다. 쿠르드인들은 역사적으로 뱀숭배 사상을 가지고 있으며, IS가 악마(=뱀)를 숭배하는 이교도들을 처단해야 한다며 공격했던 예지드족도 쿠르드의 일파이다. 성서에서 뱀을 사탄으로 규정한 것도 이들과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 <금지된 신의 문명>)


터키지도.jpg


쿠르드? 그냥 어딘가에 모여사는 소수민족이려니 할 것이다. 그러나 인구는 4300만 이상으로 우리나라 인구와도 비슷한 다수민족이다. 내가 터기를 가기 전까지 나는 쿠르드와 탈레반이 같은 종족인줄 헷갈렸다. 우리가 듣던 쿠르드는 뉴스 속에 터키를 끊임없이 귀찮게 하며 소동을 일으키는 존재 정도이다. 그들을 대변할 정부도, 그들의 역사도 공식적으로 남아있는게 없다. '메디야', 성서속에는 '매대'라고 등장하는 나라가 쿠르드인의 왕국이라는 추정만이 있는 정도다. 사실 페르시아(이란)과 역사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면서 애매한 부분도 있다. 그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나라가 없이 그 넓은 지역에 분포를 해왔는지, 그런 것들도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다. 현재 터키에는 동부 뿐만 아니라 많은 인구가 터키인들과 섞여 살고 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을 터키인으로 생각하기 보다 쿠르드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그 정체성의 강도는 알 수 없다. )우리 눈엔 비슷해 보일지라도, 터키인들은 얼굴만 보고도 쿠르드라고 금방 알아차린다.


2018년도 트럼프가 쿠르드에 등을 돌렸다는 기사가 있었다. 쿠르드는 시리아에서 IS를 격퇴하는데 미국에 협조했고, 지금은 시리아에서 미군이 철퇴하면서 더 이상 미국에게는 의미가 없어진 존재이다. 그들이 너무 순진했던 것 같다. 미국에 협조만 한다면 독립의 꿈을 이룰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2018년도 터키는 오랜 미국과의 동맹을 끊고, 러시아와 협력하게 된다. 분명 그들도 그렇게 할 경우 경제적, 정치적 타격이 올 걸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터키에게 있어 쿠르드의 문제는 더욱더 위태로운 과제이다.


쿠르드가 4개국에 걸쳐있는게 문제다. 만약 쿠르드가 독립을 한다 가정했을 때? 그 이웃나라, 이란, 이라크, 시리아의 쿠르드들이 "건국을 축하합니다. 짝짝짝." 설마 이러고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들이 해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이게 더 개연성 있어보인다. 나도 바쁜 중에 일일이 국제뉴스를 다 검색할 순 없지만, 그 시나리오를 추측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그 주변국들이 가만있을까? 주변국 이란, 이라크, 시리아를 보자면 전부 친러정권이다. 그 나라들이 터키를 강도 높게 압박하지 않을까?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터키가 미국에 등을 돌린 이유이다.

만약 정말로 기적처럼 쿠르드의 나라가 생겨난다면? 이스라엘의 건국에서 보듯 중동은 또 하나의 피의축이 생긴것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이런 나라들이 개떼처럼 여기저기 달라붙어 패싸움, 그리고 중동은 모자이크 파편이 되서 산산이 흩어져 버릴 지도 모른다.


쿠르드문제와 더불어 터키의 환율 문제,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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