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지어다 그가 구름을 타고 오시리라 (계 1:7)
한 유명한 사이비교주의 성경 해석이 눈에 밟힌다.
▶볼지어다 그가 구름을 타고 오시리라 (계 1:7)
▶그때에 사람들이 인자가 구름을 타고 능력과 큰 영광으로 오는 것을 보리라(누가 21:27)
메시야 예수가 구름타고 오는 구절은 오래전부터 항상 해석상의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정말로 TV만화에서 처럼 구름을 타고 온다는 편과, 상징적인 의미다라는 편이 항상 말이 많은 구절이다. 그런데 사이비교주는 '실체 구름이 아니라 구름은 부름받아 죄를 회개하고 깨끗함을 받은 성도를 의미한다.'와 같이 매우 주관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 성경을 꿈해몽하듯이 귀에걸면 귀걸이라는 식의 해석이 너무 도를 지나쳤다는 생각이 든다.
성경을 2000번을 읽고 성경의 모든 비유를 풀었다는 그는 대체 무슨 근거로 저런 해석을 내놓았는지. 책을 여러번 읽으면 뜻이 자동으로 통한다는 매우 유교적 발상이다. '독서백편의자현' 이런 유교적 말씀이 성경에는 통하지 않는다.
내가 여러 세월동안 고대문헌을 살펴보고 알게된건, 종교나 신앙에 관한 경전은 절대로 새로 창조되는 법이 없다. 어느날 창조된 경전을 보고 사람들이 그것을 "진리입니다!" "감동입니다!!!"라고 해줄리 없다. 그 당시에나 지금이나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 기존에 정통신앙이 있는데, 새로운 신앙은 항상 괴이하고 경계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새로운 종교나 신앙은 항상 정통신앙에 조금 변형을 가하거나 정통의 프레임에 끼워맞추는 형식으로 나타난다.
'구름타고 오신다'는 SF같은 구절을 이해하려면 이 구절이 어느 정통신앙에서 유래했는가를 찾아야한다.
▶홍수를 일으키는 폭풍우의 무기를 지닌 신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수메르신화)
▶환웅이 무리 삼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정상(지금의 묘향산)의 신단수밑에 내려와 신시라 하였다. 그는 풍백⋅우사⋅운사를 거느리고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등 무릇 인간의 360여 가지 일을 주관하며 세상을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삼국유사 단군설화)
▶인드라는 아히를 소멸시키고,
일곱 개의 강을 자유롭게 흐르게 하였으며,
발라에 의해 소를 되찾았고 붙잡았나니,
구름에서 불을 일으키며 전쟁에서 무적이도다. ([리그베다]제2만달라:제12숙타)
일단 힌두신화에서의 구름타고 다니는 신은 인드라이다. 날씨의 신 인드라는 구름을 타고 다니며 천둥과 벼락을 뿌리며, 바즈라(벼락)을 무기삼아 휘두르고 다닌다. 인드라가 불교에서는 제석천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가만보면 인드라와 같은 신이 여러 문화권에서 나타난다. 길가메쉬 서사시의 수메르 문화에서도 날씨의 신이 다시 돌아온다고 약속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단군설화에서는 메시야가 이미 비와 바람과 구름과 함께 다시 돌아온듯한 모습을 취한다.
이러한 관점으로 다시 성경으로 돌아와보면 '구름타고 오신다'는 별로 특별한 구절이 아니다. 당대의 모든 문화에서 보편적으로 퍼져있던 최고의신(=날씨의 신)의 귀환 이미지를 묘사한 것일 뿐이다. 굳이 의미를 덧붙이자면 구름을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는 천상계 최고의 신이라는걸 드러내는 것이다.
단군신화를 진지하게 묵상하며 메시야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유독 한 경전을 놓고 그렇게 진지하게 여러가지 상상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현재 교회의 묻지마식 '믿음'에 대한 강조가 이런 현상을 낳은것이라 보여진다. 이성적인 분석과 판단을 넘어 '믿음'을 가지는게 종교의 영역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점을 이용하는 세력 때문에 아주 시끄러운게 요즘 현실이다.
30개론 비판 jms 정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