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글쓰기 리추얼을 4개월 동안 하고 배운 것
리추얼을 시작했던 첫 달, 내 몸엔 힘이 바짝 들어가 있었다. 글 쓰는 걸 좋아해서, 그러니 잘 써보고 싶어서 그 마음으로 시작한 리추얼이었지만, 어딘가에 글을 꾸준히 써서 올린다는 게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긴장한 채로 힘을 주고 리추얼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시작했기에 얻은 것은 많았다.
> 3개월 전에 리추얼 첫 달을 회고하며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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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달에도 리추얼 메이커 보리님과 메이트 분들의 글, 댓글로 영감을 얻고, 응원을 받으며 글을 꾸준히 썼다. 그때 그 순간을 기억할 수 있는 기록물도 많이 남겼다. 글을 쓰면서 내 안에 숨어있는 완벽주의 기질을 마주했는데, 그게 참 의미 있는 발견이었다. 내가 완벽주의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인정했고, 완벽주의에서 벗어날 것을 다짐했다.
그 글을 쓴 지 약 3개월이 지난 오늘, 4번째 회고 미팅에서 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저는 요즘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완벽할 수도 없다. 그런데 하다 보면 쌓인다. 나아진다.“라는 말을 되뇌며 살고 있어요. 글을 쓸 때나, 어떤 일을 할 때 저는 완벽주의가 있어서 쉽게 만족을 못하고, 제가 좀 더 잘했으면 싶거든요.
그래도 요즘 제 글을 보면 처음 시작했던 작년 10월보다는 나아졌다는 게 느껴져요. 지금 당장 내가 이 글로 독립출판을 할 수는 없어도, 완벽하지 않아도 '그래도 나아지고 있네, 괜찮네.'라는 생각을 하는 거예요. 나아지고 있는 게 스스로 보여서, 글이 계속 쌓이고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제가 1월 20일에 썼던 글 중에,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며 썼던 글이 있어요.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아
무언가 꼭 이루지 않아도 괜찮아
꼭 1등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
힘들면 오늘은 그냥 쉬어도 괜찮아
‘그냥 그래도 괜찮아.’라는 말을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날.
이게 사실 1월을 시작하면서 4편의 에세이를 쓰겠다고 목표랑 주제까지 다 잡아놨는데, 1월이 다 지나가는데 제가 그 주제로 글을 하나도 안 쓰고 있는 거예요. 갑자기 압박이 오면서 자책하려고 하다가, 금세 "아 그냥 안 써지면 안 쓰면 되지. 그래도 내가 매일매일 글을 쓰고 있고, 이것도 때가 되면 써질 거야. 괜찮을 거야." 이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 마음을 담아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또 제가 1월부터 글쓰기 리추얼 치어리더를 하면서 다른 분들의 글을 읽고 진심을 담아 응원하고 있는데, 다른 분들이 어떤 모습이든 그 자체로 응원하면서 제 자신에게는 혹독하면 그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모순이잖아요. 다른 분들에게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응원하는 것처럼 나를 응원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걸 제가 깨닫고 실천하고 있어서 저는 너무 좋았어요.
치어리더도 이번 달에 처음 하는데, 제 안에 완벽주의 기질이 또 나오면서 제가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첫 달에 제 노트에 "솔직하게, 다정하게" 이 두 가지를 딱 써놨거든요. "그래도 내가 1월 동안 함께 하는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솔직하게, 다정하게 응원했잖아. 그 목표는 이뤘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다음 달도 또 있으니까"라고 말해줬어요.
누구나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고, 또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완벽해질 수는 없는 거니까. 사실 완벽이라는 건 없는 거니까. 그래도 계속 정성을 다해서 노력하다 보면 순간순간이 쌓여서 글도 나아지고, 내 삶도 더 나아질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미 그렇게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리추얼을 하면서 함께하는 '우리'의 힘이 크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그냥 나 혼자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하고 있기에 계속 쓸 수 있는 거라고.
누군가의 글에 또 다른 누군가가 진심을 담은 공감을 보내는 것,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며 응원하는 것, 누군가 힘이 빠지면, 힘이 있는 누군가가 와서 힘을 더해주는 것. 그래서 내가 쓴 글에 누군가의 진심이, 다정한 응원이 와서 닿을 때 우리는 더 큰 기쁨으로 글을 계속해서 써나갈 수 있다. 글 쓰는 기쁨, 다정한 응원을 주고받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하고 안전한 우리의 글쓰기 공간. 이 공간이 있어서, 이 사람들이 있어서 감사한 요즘이다.
3개월 전 글의 마무리와 똑같은 말로 이 글을 끝내고 싶다.
나의 글쓰기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부족해도 지금처럼 나는 계속 글을 쓸 것이다.
이렇게 계속 쓰다 보면 더 즐겁게,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