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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르벌 Jan 15. 2023

우울함을 극복하는 방법

우울한 마음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활기차야 할 새해에 왜 내 기분은 그렇지 못할까?

2023년 새해 맞았는데 어쩐지 기분이 찝찝하고 텐션이 다운된다. 이유를 잘 모르겠어서 출장 가는 길에 휴대폰 메모장을 열었다. 지하철에서 일기를 쓰느라 정신이 팔려 내릴 역을 지나쳤지만, 내 기분이 우울했던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독립출판을 목표로 글감을 쌓기 시작했는데, 마음이 조급해진다.

작년 11월부터 평일에는 일기를 쓰고 주말에는 에세이 초고를 쓰는 밑미 리추얼을 하며, 독립출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만의 이야기를 묶어 책으로 만들고 싶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12월에는 혼자서 독립출판 기획안도 써보곤 했다.


기획안을 쓸 때는 후루룩 신나게 썼는데 막상 글로 쓰려고 하니 잘 안 써졌다. 현재가 아닌 과거의 일을 꺼내보고, 그때 내 감정이 어땠는지 생각하는 게 특히 어려웠다. 어려워서 미루다 보니 괜히 찝찝하고 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독립출판 관련 강의도 들었는데, 괜히 마음이 조급해졌던 것 같다. 흥미롭게 느껴졌던 독립출판이 갑자기 막막하게 느껴졌다.


‘이것저것 생각할게 많구나…?’

‘난 기획안만 써놓고 글이 없는데, 책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그래서 과거의 일을 쓰는 게 어려울 땐, 그냥 지금의 감정이 담긴 일기를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지금처럼.


나는 창작욕구가 특히나 강한 사람인가 보다.

리추얼 메이커인 보리님이 출연한 밑미 라디오를 듣고, 우울한 이유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보리) ‘… 저는 이게 본능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사람이 그런 게 아니더라구요. 창작 욕구가 특히나 강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독립출판에 관심이 생겼다면 꼭 한 번 만들어 보라고 권해주고 싶어요. 아마 이걸 하지 않는 시간이 더 괴로울 거예요.’


기획안을 쓴 대로 글을 쓰고 싶은데, 미루고 있는 내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최근 취미로 그림일기를 배워 인스타에 올렸을 때도 비슷한 마음이 들었다. 매일 꾸준히 하고 싶었지만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았고, 계속 미루고 있는 내 모습을 마주하곤 했다. 그리고 쓰지 않는 시간이 더 괴로웠다. 이 괴로운 시간을 누군가와 함께하면 좀 나을까 싶어서, 주변 지인들에게 아이패드 드로잉을 권하곤 했는데 실패하곤 했다 :(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의 힘

괴로움은 온전히 내가 견뎌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밑미 리추얼에 참여하며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 덜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도 리추얼 메이트들과 줌 미팅을 하며, 생각의 조각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어 쓰게 되었다. 줌미팅을 하며 고민을 얘기하고, 서로 공감하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는 엄청난 효과가 있다.


우울할 땐 이 글을 보면 기분이 나아질 거야.

나의 우울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1) 관심 → 시작 → 몰입

어떤 일에 관심이 생기면 무조건 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일단 시작하고 본다. 시작하고 보니 더 재미를 느껴 빠져들게 되고 하루종~일 그 생각만 한다.


2) 성장 → 비교 → 한계

전문가의 강의도 들어보고, 그 분야에 관심 있는 다른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꼭 이미 무언가를 이룬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게 된다. 재밌던 일이 갑자기 어렵게 느껴지고, 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한계에 부딪힌다.


3) 외면 → 우울 → 자책

관심 있던 일을 계속 미루고 안 하게 된다. 쇼파에서 티비를 보며 쉬고 있지만, 마치 시험기간에 놀고 있는 학생같이 마음이 괴롭고 우울하다. 게으른 나 자신이 보기 싫어진다.


4) 표현 → 변화 → 극복

주변 사람들에게 터놓고 얘기해 보거나, 우울한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다. 표현할수록 우울한 이유가 선명해진다. 그것도 힘들면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해 본다. 나와 관심사가 비슷한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거나, 가벼운 산책도 좋다. 환경이 바뀌면 기분이 좀 나아진다.

결국, 내가 관심 있던 일을 다시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우울함의 이유를 빨리 찾을수록 그 기분에서 빨리 빠져나오곤 했다. 이 우울함의 패턴은 창작욕구가 강한 나에게 정기적으로 찾아오기 때문에, 이걸 얼마나 빨리 파악하고 극복하느냐가 내 성장의 지름길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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