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안을 쓴 대로 글을 쓰고 싶은데, 미루고 있는 내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최근 취미로 그림일기를 배워 인스타에 올렸을 때도 비슷한 마음이 들었다. 매일 꾸준히 하고 싶었지만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았고, 계속 미루고 있는 내 모습을 마주하곤 했다. 그리고 쓰지 않는 시간이 더 괴로웠다. 이 괴로운 시간을 누군가와 함께하면 좀 나을까 싶어서, 주변 지인들에게 아이패드 드로잉을 권하곤 했는데 실패하곤 했다 :(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의 힘
괴로움은 온전히 내가 견뎌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밑미 리추얼에 참여하며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 덜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도 리추얼 메이트들과 줌 미팅을 하며, 생각의 조각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어 쓰게 되었다. 줌미팅을 하며 고민을 얘기하고, 서로 공감하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는 엄청난 효과가 있다.
우울할 땐 이 글을 보면 기분이 나아질 거야.
나의 우울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1) 관심 → 시작 → 몰입
어떤 일에 관심이 생기면 무조건 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일단 시작하고 본다. 시작하고 보니 더 재미를 느껴 빠져들게 되고 하루종~일 그 생각만 한다.
2) 성장 → 비교 → 한계
전문가의 강의도 들어보고, 그 분야에 관심 있는 다른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꼭 이미 무언가를 이룬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게 된다. 재밌던 일이 갑자기 어렵게 느껴지고, 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한계에 부딪힌다.
3) 외면 → 우울 → 자책
관심 있던 일을 계속 미루고 안 하게 된다. 쇼파에서 티비를 보며 쉬고 있지만, 마치 시험기간에 놀고 있는 학생같이 마음이 괴롭고 우울하다. 게으른 나 자신이 보기 싫어진다.
4) 표현 → 변화 → 극복
주변 사람들에게 터놓고 얘기해 보거나, 우울한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다. 표현할수록 우울한 이유가 선명해진다. 그것도 힘들면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해 본다. 나와 관심사가 비슷한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거나, 가벼운 산책도 좋다. 환경이 바뀌면 기분이 좀 나아진다.
결국, 내가 관심 있던 일을 다시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우울함의 이유를 빨리 찾을수록 그 기분에서 빨리 빠져나오곤 했다. 이 우울함의 패턴은 창작욕구가 강한 나에게 정기적으로 찾아오기 때문에, 이걸 얼마나 빨리 파악하고 극복하느냐가 내 성장의 지름길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