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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일 Jan 18. 2023

상앙, 자신의 덫에 갇히다.

역사 이야기

훗날 전국시대를 통일하는 진시황의 나라 진(秦), 중국 서북부에 위치한 진은 유목민의 풍습을 지닌 야만국으로 평가받던 나라입니다. 기원전 900년경, 비자가 주나라로부터 영지를 받아 시작된 진나라는 기원전 771년, 서주의 마지막 왕인 주유왕 때 견융을 물리친 공을 세운 진양공 대에 제후의 반열에 오릅니다. 당시 진나라는 소국이어서 낮은 작위인 백작의 작위를 받습니다. 진양공은 주나라의 동천 이후 견융이 차지하고 있던 주나라의 옛 땅을 공략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합니다.


기원전 659년, 군위에 오른 진목공은 우나라 출신 백리해를 발탁해 진나라의 새벽을 엽니다. 춘추5패에 거론될 정도로 진목공의 진나라는 춘추 초기에 강대국으로 부상합니다. 그러나 진목공이 죽자 순장제로 인해 어렵게 확보한 인재를 잃고 새로운 인재 영입에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후 춘추시대 내내 이류국가에 머물던 진나라가 아침을 맞는 건 260년이 지나 전국시대 진효공(왕호는 아들인 혜문왕 때부터 사용) 때입니다. 기원전 361년, 군위에 오른 진효공은 공손앙을 등용해 전국시대를 통일할 기틀을 다집니다.


약소국 위(衛)나라 군주의 서자로 태어난 공손앙은 자신의 이상을 펼치기 위해 진(秦)나라로 가 등용됩니다. 후에 진나라 상 땅에 봉해져 상앙이라 불리게 됩니다. 법률사상가인 상앙은 진효공의 지지를 바탕으로 법률과 제도를 개혁합니다. 성문 밖에 있는 말뚝을 옮기는 자에게 거액의 상금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켜 백성이 국가를 신뢰하게 만듭니다. 상앙의 법은 신상필벌을 기반으로 백성들을 가혹하게 통제합니다. 태자가 법을 어기자 상앙은 ‘법률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것은 위에서부터 법을 어기기 때문’이라며 태자의 스승에게 형벌을 가합니다. 상앙은 법에 반대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찬양하는 사람도 처벌해 법에 대한 논의 자체를 금지합니다. 10년이 지나자 진나라는 안정되고 강국으로 바뀝니다.


진(晉)나라가 한, 위(魏), 조로 분리되면서 시작한 전국시대는 명군 위문후의 위(魏)나라가 첫 패권국이 됩니다. 위나라의 위세에 눌려 지내던 진(秦)나라는 상앙의 개혁 이후 위나라를 누르고 전국시대 초강국으로 부상합니다.


그러나 상앙의 개혁은 기득권의 불만을 삽니다. 상앙을 중용했던 진효공이 죽고 태자가 군위에 올라 진혜문왕이 됩니다. 태자시절 상앙에게 구원이 있었기에 왕이 상앙을 관직에 쫓아내고 이어 체포령을 내립니다. 급해진 상앙이 달아나나 자신이 만든 가혹한 법률 때문에 결국 붙잡혀 일족까지 죽임을 당합니다.


진목공 때의 이야기입니다. 서융의 나라에서 요여라는 사신이 진나라를 방문합니다. 진목공이 서융엔 예악과 법도가 없으니 무엇으로 나라를 다스리는지를 묻습니다. 요여가 대답합니다.


“오히려 예악과 법도가 혼란을 만듭니다. 임금은 덕으로 백성을 대하고 백성은 충성과 신의로 임금을 섬깁니다. 서로 속이는 일이 없으니 다스리는 것조차 없게 되어 지극한 다스림에 이르게 됩니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荷政猛於虎)”고 합니다. 공자가 했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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