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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나이에...

사람 이야기

by 오세일

인생의 가장 낮은 지점에서 만난

오십 대 수컷들의 술자리는 소란하다.

술상 위를 오가던 바쁜 손길이 잦아들고

저녁 허기가 취기 너머로 잊혀질 때쯤이면

혀가 분주해진다.

소소했던 일상은 전설이 되고,

공감이 소멸한 공간에서

수사로 덧칠해진 신화가 된다.

검증할 수 없는 기억들이 스스로 진화해도

무심한 동의는 집중하지 못하고

각자 만들어낼 신화에 몰입한다.

시효가 만료된 장려했던 기억은

깊어지는 취기에 신기루처럼 부풀고,

행운과 불운의 언저리에서

언제나 무운했음을 한탄하다

누군가의 성공 이면에 닿으면

더욱 비대해진 목소리로

슬픈 술잔을 비운다.


연연하기도 놓아버리기도 모호한 나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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