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의 빛을 안으로 들이는 관점 전환
아침, 커튼을 반쯤 젖히자 거실 안 공기가 달라진다.
먼지가 떠다니던 자리로 빛이 길을 만든다.
빛은 밖에 있고, 창은 안으로 들인다.
우리는 같은 도시를 보지만, 각자의 창으로 산다.
어제의 피곤이 묻은 유리, 오래된 편견의 얼룩,
바쁘다는 이유로 닫아 둔 창문 손잡이 하나.
유리를 한 번 닦고 창을 조금만 더 열면
풍경은 그대로인데 마음의 온도가 달라진다.
회의가 길어진 날, 나는 문장을 바꾸려 애쓰기보다
시선을 먼저 바꿔 본다.
내가 중심에 서 있던 화면에서 한 걸음 물러서
상대의 창으로 밖을 본다.
관점이 바뀌면 풍경이 바뀐다.
사실은 그대로인데 의미가 새로워진다.
탄천을 산책할 때도 그렇다.
늘 보던 다리, 늘 흐르던 물.
하지만 오늘은 물결보다 그림자를 본다.
해가 기울며 만들어 낸 음영이
낮의 소란을 천천히 정리한다.
같은 장면도 어디에 빛을 두느냐로 달라진다.
창은 경계이면서 다리가 된다.
밖과 안을 나누지만, 동시에 서로를 오간다.
나는 안에서 안전을 얻고, 밖으로부터 새로움을 배운다.
닫힌 창은 나를 지키지만, 오래 닫히면 답답해진다.
열린 창은 바람을 들이지만, 과하게 열면 소음이 쏟아진다.
그래서 오늘의 창은 ‘절반’으로 연다.
지키되 막지 않고, 받아들이되 휘둘리지 않게.
하루가 어수선할수록 창틀을 손 본다.
메일함을 정리하고, 책상 위를 비우고,
말의 톤을 한 단계 낮춘다.
그렇게 투명해진 마음 위로
사람의 말과 사건의 빛이 조용히 들어온다.
저녁, 커튼을 다시 당기며 생각한다.
하루의 밝음은 해가 만들고,
하루의 방향은 창이 결정한다.
내게 필요한 건 더 많은 빛이 아니라
빛이 들어올 길을 열어 두는 태도일지 모른다.
오늘 나는 내 창을 관리했다.
내일은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따뜻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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