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힘이 약하지만, 세상의 가장 단단한 것도 결국 물 앞에서 깍인다"

by 오석표

물은 늘 흐른다.
멈추는 법을 모른다.
그래서일까,
물이 닿는 곳은
언제나 조금은 달라진다.


물이 흐르는 길은 말이 없다.
산을 돌고,
돌에 부딪히고,
가끔은 웅덩이에 고이기도 하지만
끝내는 길을 만들어낸다.


나는 가끔,
내 인생도 물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꺾이지 않되,
휘어지는 유연함을 지닌 삶.


물은 기억을 담는다.
아이 때 뛰놀던 냇가의 물소리,
유리잔에 얼음을 띄워 마시던 여름의 물맛,
누군가를 기다리며 걷던 비 오는 골목의 빗물.


그 모든 장면에
물은 배경이자,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물은,
언제나 낮은 곳으로 흐른다.
그래서 더 깊고,
그래서 더 멀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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